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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면 다리 퉁퉁… 운동 욕심내다 ‘骨病(골병)’ 날라

입력 | 2011-09-05 03:00:00

피로골절 그 증세와 예방




《“부딪힌 적도 없는데 골절이라뇨?” 대구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본 직장인 김모 씨(39·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건강을 위해 매일 1시간씩 달리기를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정강이 부분에 통증을 느꼈다. 날카로운 통증은 뛸 때마다 같은 부위에서 나타났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피로골절’이라고 진단했다. 김 씨는 진단이 틀렸을 거라고 생각했다. 넘어지거나 부딪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달릴 때만 좀 불편해서 그렇지 평소에는 잘 움직이고 걷는 데도 큰 지장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골절이냐고 되묻고 싶었다. 골절은 외부의 충격 때문으로만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 않더라도 뼈는 얼마든지 부러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남성이 달리기를 하다가 갑자기 생긴 통증에 발목을 잡고 주저앉았다. 피로골절은 운동을 갑자기 무리하게 할 때 생길 수 있다. 평소 가벼운 조깅이나 등산처럼 체중이 실리는 운동으로 뼈를 강화하고, 운동 전후엔 근육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게 좋다. 일산튼튼병원 제공

○ 운동 처음 시작할 때 잘 나타나

무리한 운동을 반복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근육이 더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충격이 뼈로 그대로 전달되면서 미세한 실금이 생길 수 있다. 뼈에 피로가 축적돼 생기는 피로골절이다. 예전에는 주로 행군을 끝낸 군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피로골절은 ‘행군골절(march fracture)’이라고 불릴 때가 더 많았다.

피로골절은 일반적인 골절처럼 뼈가 많이 부러지지는 않고 주로 실금 같은 형태로 생긴다. 이 때문에 골절돼도 걷거나 움직이는 등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피로골절은 특히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초보자는 근육과 뼈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등 무리하기 쉽기 때문에 피로골절도 자주 나타난다.

○ 운동별로 피로골절 부위 달라


피로골절의 주요 증상은 약간 붓거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병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이런 경우 얼음찜질을 하거나 파스를 붙이는 것으로 ‘치료’를 끝내고는 다시 운동을 한다. 그러나 미세한 실금이 생긴 부위가 붙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골절은 계속 일어난다. 골절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뼈가 아예 붙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고질병이 되면 수술로도 완치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은 운동별로 피로골절이 잘 생기는 부위와 증상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피로골절의 20∼25%는 체중이 쏠리는 다리에 주로 생긴다. 달리기가 원인일 때가 가장 많다. 달리기를 즐긴다면 무릎뼈 아래에 피로골절이 생길 수 있다. 달리기를 하며 체중을 실을 때 한 부위에 계속 통증이 나타나거나 근육에 경련이 일어난다면 피로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축구나 농구같이 점프를 주로 할 때는 발등뼈에 주로 피로골절이 발생한다. 특히 평발이나 까치발처럼 충격흡수가 쉽지 않은 모양의 발이라면 피로골절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골프를 할 때는 주로 상체에 피로골절이 생긴다. 스윙을 할 때 갈비뼈에 붙어 있는 근육이 뼈에 부딪치고, 뼈를 잡아당기는 동작이 반복되면서 근육통과 미세한 늑골골절이 발생한다. 늑골골절이 발생하면 기침하거나 움직일 때, 잠자리에서 돌아누울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 운동으로 생긴 피로 운동으로 푼다?

피로골절은 X선으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골절 부위가 아주 미세하면 못 찾아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조영제를 이용한 뼈 스캔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다. 뼈에 생긴 실금이나 뼈가 뜯어진 미세한 골절을 발견할 수 있다. 발목이나 발가락에 일어난 피로골절은 대개 1∼6주 휴식을 취하며 체중부하를 피하면 자연 회복된다. 그러나 골반에 가까운 부위에 피로골절이 생겼다면 깁스를 하고 활동을 제한하거나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피로골절을 예방하려면 운동을 무리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거나 강도를 높이면 안 된다. 달리거나 점프를 하는 운동이라면 충격흡수가 잘되도록 낡은 운동화를 새 운동화로 교체한다. 콘크리트보다는 흙바닥, 축구나 농구 전용코트를 이용하도록 한다. 또 언덕이나 내리막길보다 평지를 달리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 생긴 근육통은 그때그때 풀어주는 게 좋다. 근육의 피로를 막아 피로골절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가벼운 점프나 약한 강도의 조깅, 등산 등 평소에 체중이 어느 정도 실리는 운동으로 뼈를 강화하도록 한다. 또 운동 전이나 운동 후에 근육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근육의 유연성이 유지돼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스트레칭을 하자.

(도움말=일산튼튼병원 관절센터 조성권 원장,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진우 정형외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피로골절 예방 위한 운동법::

1. 한 가지 운동에만 너무 몰두하지 않는다.
2. 운동 후 마무리 스트레칭을 15분간 한다.
3. 종아리, 발목, 발을 수시로 마사지한다.
4. 운동 강도는 일주일에 10%씩 천천히 올린다.
5.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운동을 중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