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뮤지컬과 영화판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는 ‘귀하신 몸’이 된 김무열. 그가 가까운 미래에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같은 지적인 액션영화를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사진제공|프레인
■ 아이돌급 티켓파워…김무열, 그의 무대 밖 이야기
요즘 이 남자, 잘 나간다. 원래 본업은 뮤지컬 배우. 가끔씩 연극무대에도 얼굴을 내미는가싶더니 요새는 영화판의 새로운 별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관객 500만 명을 넘어 승승장구 중인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부모를 잃고 사랑하는 여인마저 빼앗긴 뒤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서군 역을 맡았다. 그런가 하면 뮤지컬의 고전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천재 도박사이자 그야말로 ‘간지’가 좔좔 흐르는 멋진 사나이 스카이로 연일 객석을 여성 관객으로 꽉꽉 채우는 이 남자, 김무열.
김무열은 평소 “작품 복이 많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첫 출세작인 ‘쓰릴미(2007)’는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돌고 돌아 온 작품’이다. 남자 두 명과 피아노 한 대만 덜렁 등장하는, 동성애 코드의 이 기묘한 작품은 김무열 신드롬을 일으키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김무열표 쓰릴미’는 2010년에 재공연했는데, 순식간에 티켓이 동이 나서 기자조차 관람을 포기해야 했을 정도였다. 이 이야기를 들먹이며 슬쩍 항의성 눈빛을 보내니 김무열이 “죄송하게 됐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 배고픈 무명 시절, 보디페인팅 퍼포먼스도
지금에야 뮤지컬과 영화판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는 귀하신 몸이지만, 그에게도 무명의 시절이 있었다. “스무 살 때 창작뮤지컬 ‘짱따’로 데뷔했어요. 그 이후 5년 동안 무명이었죠. 개런티만으로는 생활이 안 되니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
배우들 사이에서 ‘김무열’하면 ‘자기관리’다. 늘 ‘준비된 몸’을 만들기 위해 소식과 운동에 철저하다. 아무리 바빠도 공연이 있는 날에는 조깅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절대 거르지 않는다. 저녁에 피치 못 할 술자리가 있을 경우에는 종일 식사를 하지 않을 정도. 공연을 함께 했던 한 여배우는 “식사량이 내 절반 정도인 것을 보고 놀랐다”라고 했다.
● 앞으로 욕심? 맷 데이먼의 ‘본’처럼 지적인 액션물
‘자기관리’뿐만 아니라 ‘타인관리’도 잘 한다. 김무열은 남자 선후배뿐만 아니라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후하다. 실제로 ‘아가씨와 건달들’에서 김무열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사라역의 정선아는 “무대 위에서 연기할 때 ‘내가 정말 이 남자를 사랑하는가’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들레이드’ 역의 옥주현은 “점점 더 멋있어질 배우. 보고 있으면 리처드 기어가 떠오른다”고 했다.
김무열은 하반기에 저예산 독립영화 ‘개들의 전쟁’에 출연한다. “예산의 대부분이 김무열 개런티로 나가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노 개런티”란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트위터 @ranbi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