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게 恨”… 노점상으로 모은 전재산 11억여 원 기부하고 세상 떠난 손영자 씨
영남대에 6억4000만원-복지시설에 5억3000만원 남겨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겨우 마치고 생업에 나선 손 씨는 동전 하나라도 악착같이 모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그의 유일한 유족인 사촌동생 손영호 씨(63)는 “누님께서 병이 깊어지자 모은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의논했다”며 “본인이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을 평생 한스럽게 여겼기 때문인지 장학금을 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손 씨는 번 돈을 모두 은행에 저축해 건물 같은 부동산은 남기지 않았다. 영남대 외에 대구지역 복지시설에 기탁한 이유는 그가 집 한 칸 장만하지 않은 채 복지시설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손 씨는 10여 년 전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이 나빠졌지만 생업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못하다 지난해부터 영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는 입원 대신에 통원 치료를 하면서까지 돈을 모았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에서 병원 입구까지 거리가 500m가량이어서 걸어 다니면 상당히 불편한데도 택시 대신 버스를 타고 다녔다. 병원 관계자는 “좀 일찍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병세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