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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길, 채용]고졸채용, 올 경제계의 화두

입력 | 2011-09-08 03:00:00

정부 공생발전 주문에 기업들 고졸확충으로 화답




 

올해 채용시장의 화두는 고졸 채용 확대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고졸 채용 바람은 정부의 공생발전 주문을 타고 대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에 텔러직 공채에서 특성화고 출신 20명을 뽑자 시중은행장들은 7월 은행연합회 이사회 정례모임에서 고졸 행원을 많이 뽑기로 뜻을 모았다. 8월 31일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 간담회에서 30대 그룹은 “올해 고졸 인력을 3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30대 그룹은 이미 올 상반기에 이 가운데 절반 이상(52.8%)인 1만8000명을 뽑았다. 고졸자 채용 규모는 2009년 2만3000명, 2010년 3만1000명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가 2일 주재한 공정사회추진회의에서 “고졸 채용을 더욱 확대하고, 고졸이 취업 후 대졸과 동등한 처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주요 그룹을 보면 고졸자 채용 계획이 빠짐없이 들어 있다. 삼성은 올해 채용인원 2만5000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만1000명을 기능직으로 선발하는데 주로 고졸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마이스터고 학생을 정규직으로 우선 채용하는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에게 학업 보조비와 실무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SK는 ‘능력에 따른 채용’이라는 원칙에 따라 고졸 인력을 꾸준히 늘려 올해 채용 인원의 20%인 1000명을 고졸로 선발할 방침이다. LG도 올해 기능직 채용인원인 8400명의 절반 이상을 고졸로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기능직 채용 인원의 절반 이상을 고졸 인력으로 뽑았고, 하반기에도 각 계열사에서 1600명을 더 뽑을 예정이다.

통신과 유통업계에서도 고졸자 채용이 활발하다. KT의 올해 신입사원 선발 예정 인원을 보면 고졸과 대졸이 같다. 지난해 학력 제한을 없애고 열린 채용을 하는 ‘고객서비스 직군’을 만든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부터 학력 제한을 완화해 고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CJ는 올해 고졸 신입사원을 지난해의 배가 넘는 1850명으로 확대해 생산직과 사무직에 고루 배치하기로 했다. 고졸이 지원할 수 있는 직무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산업계는 고졸 채용을 양적으로 늘리는 것은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고졸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고졸 출신의 평균 임금(시간당 9944원)은 대졸(시간당 1만7170원)의 57.9%에 불과한 상황이다. 고졸 인력 채용에 적극적인 GS리테일의 경우 고졸 인력을 위한 공채를 따로 진행한다. 지난해 신입사원은 대졸보다 고졸이 많았다. GS리테일은 승진이나 보직에서 대졸과 고졸의 차별이 없고, 지위와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 초고속 승진을 하는 고졸 출신이 많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