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땅 매입뒤 ‘임야→대지’ 지목 변경… 2년만에 값 5배 뛰어

○ 퇴촌 땅 14년간 14배 올라
류 후보자의 주소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리 267-2이다. 대지 면적 520m²에 130m²짜리 2층 단독주택과 32m² 크기의 단층 창고가 있다. 검증팀이 찾은 3일 오후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의 류 후보자가 텃밭을 오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땅을 매입한 시점과 집을 짓는 과정이다. 부인 표 씨가 땅을 산 지 1년 뒤인 1998년 4월 18일 이 땅의 지목은 ‘임야’에서 ‘대지’로 변경됐다.
임야이던 267-2의 1m²당 공시지가는 1996년 1월 기준 1만400원이었다. 공시지가는 1997년 1만8000원, 1998년 1만7400원이었다가 대지로 지목이 바뀐 1999년 9만4500원으로 크게 뛴다. 2011년 현재 공시지가는 25만1000원이다. 땅을 산 지 2년 만에 땅값이 5배로, 2011년까지 계산하면 14배 가까이로 상승했다. 아직 임야로 지목이 묶여 있는 267-4 공시지가(10만9000원)와도 큰 차이가 난다.

경기 광주시 퇴촌면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집. 본보 검증팀이 3일 촬영했다. 광주=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류 후보자 측은 “당초 267은 박○○, 박◇◇(현지 원주민) 공동소유로 애초 집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이중 박◇◇ 씨가 주택건축 계획을 포기함에 따라 이를 매입하면서 267 중 일부를 267-2로 분할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서류를 보면 박○○ 씨는 1994년 11월 14일 267에 대해 농지전용허가를 이미 받은 적이 있다. 류 후보자 측이 1996년 267의 일부를 267-2로 분할해 농지전용허가를 다시 신청하자 현장실사단이 이를 ‘휴경농지’로 판정해 승인을 내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류 후보자는 1993년부터 1999년까지 건설교통부 ‘국토이용계획심의회’ 위원으로 활동했지만 “전반적인 국토이용계획을 심의할 뿐 특정 지역의 개별 토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또 “15년간 주변 토지가격이 오르면서 땅값이 상승했지만 현재까지 이 집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투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재산세·과태료 체납 자택·자동차 압류
류 후보자가 소유한 남산타운아파트(서울 중구 소재)는 2008년 12월과 2009년 12월 잇달아 서울시 중구 세무과에 의해 압류됐다. 이 아파트의 재산세가 2년 연속 체납됐기 때문이다. 100만 원이 조금 넘는 세금을 2년 연속 체납해 사는 집을 압류당했다는 점에서 모양새를 구기게 됐다.
다만 중구 관계자는 “2년 연속이라고는 하지만 압류된 지 한 달도 안 돼 세금을 완납했고 여러 건의 세금을 미납한 것도 아니어서 ‘상습 체납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습 체납자가 아니기 때문에 1.2%의 가산금을 내는 것 외에 별도 처벌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대통령실장을 그만둔 뒤 세계지리학연합회(IGU) 사무총장으로 활동한 류 후보자는 잦은 해외 출장 등으로 고지서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 “상촌회는 존재조차 모른다”
류 후보자가 2008년 신고한 재산 내용에 따르면 후보자의 아들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L오피스텔(1억1300만 원 상당)을 소유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당시 그는 학부와 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박사과정에 들어가 실질적인 소득이 있기 어려운 상태였다. 사실상 후보자가 아들에게 증여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현재 이 오피스텔 가격은 2억 원을 넘는다.
류 후보자는 “2004년 아들은 결혼 후 바로 유학을 가기로 예정돼 있어 혼수를 마련해줄 수 없었다”며 “양가 합의하에 아들과 며느리가 갖고 있던 예금과 혼수비용을 보태 소형 오피스텔을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 후보자의 병역기록을 살펴보면 1971년 2월 20일 임관하고 1973년 3월 1일 입대해 1975년 6월 30일 육군 중위로 전역한 것으로 돼 있다. 1971년 3월∼1973년 2월 그는 서울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었다. 학업과 병역을 어떻게 병행할 수 있었느냐는 물음에 류 후보자는 “당시 육군사관학교 교수요원으로 선발됐고 대학원 재학 기간에 징집이 유예됐기 때문에 적법하게 병역을 만료했다”고 밝혔다. ‘상촌회’(상주 촌놈들의 모임)의 멤버이며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언론보도로 접하기는 했으나 상촌회의 실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1996년 논문 “점진적 통일 어려워… 흡수통일 준비해야”
1997년 보고서 통일비용 비축 강조… MB도 ‘통일세’ 언급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996년 대한지리학회지(제31권)에 실은 논문 ‘통일국토의 미래상: 공간구조 개편 구상’ 등을 통해 통일 및 대북정책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피력해 왔다.
그는 논문에서 “점진적 단계적 통일방식의 비현실성과 경직성 때문에 통일 논의가 형식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돈다”고 비판했다. “시간이 흐르면 남북 간의 경제적 격차가 줄어들고 동질성이 커지리라는 것은 전혀 비논리적 가설이다. 그러한 허구적 가설에 입각한 점진적 단계적 통일 방안은 바람직하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흡수통일은 원치 않는다’고 밝히는 것이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정하는 도식적 사고라고 비판한 뒤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통일보다는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상황으로서의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국토 구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후보자는 당시 논문에서 ‘흡수통일’을 언급한 데 대해 본보에 “학자로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면서 “통일장관 후보자로서 통일은 헌법에 규정한 것처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이어야 하며 그 방식은 점진적 단계적 방식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류 후보자는 1997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가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국내 정치적 대비를 주제로 펴낸 ‘정책포럼 봄호’에 기고한 글에서 통일비용의 비축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류 후보자는 “(통일과 관련해) 가용재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행동반경뿐 아니라 행동의 의지도 약해진다”면서 “경제를 활성화하고 통일비용 비축을 위해 집중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를 류 후보자가 13년 전 보고서에서 이미 제기했던 것.
이 밖에 서울대 교수 시절 ‘사회지리학’ ‘정치지리학’을 도입한 류 후보자는 통일국토의 공간구조 구상이라는 관점에서 남북관계 및 통일과 관련된 다양한 논문을 작성했다. 그는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한반도 기본 발전축인 X-자형을 광역수도권 및 서해안 축을 접목시킨 K-자형으로 재설정하고 △인천공항-남북한 공동 한강하구항-김포·강화 일원을 연결한 ‘대(大)경기만’을 추진하며 △국토 전체를 개발축의 개념을 써서 광역-다변화하고 △예성강 하류의 배천(白川) 부근에 통일한국의 신행정수도를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또 △백두산-개마고원 일대 △비무장지대 △남해안 다도해 일대를 ‘환경보전지역’으로 설정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 인사검증팀
▽정치부 이승헌 장택동 이남희 조숭호 홍수영
▽사회부 박진우 김재홍 유성열
▽교육복지부 우경임
▽문화부 민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