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료 부담 30%→20%로… 月1회 진료땐 年 1만1000원↓
고혈압·당뇨 환자가 동네의원 한 곳을 정해 치료를 받으면 진료비를 깎아주는 ‘선택의원제’가 내년 1월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8일 “선택의원제가 도입되면 고혈압·당뇨 환자가 자신이 지정한 의원을 이용할 경우 진찰료의 본인부담률은 현행 30%에서 20%로 낮아지고 지속적인 환자 관리를 하는 의원은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본보 8월 4일자 A1면 참조
A1면 당뇨병 진료비 동네의원 가면 4분의 1
현재 고혈압·당뇨 환자가 의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내는 진찰료(초진 1만2500원, 재진 9000원)의 본인부담액은 초진은 3750원, 재진은 2700원이다. 본인부담률이 20%로 낮아지면 부담액이 각각 2500원(초진)과 1800원(재진)으로 줄어들어 1250원과 900원을 아낄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의원에 간다면 1년에 1만1000원 정도를 절약하는 셈이다.
선택의원제에 참여한 환자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지사와 보건소로부터 건강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식습관 등 생활 정보를 문자나 e메일로 받고, 심층적인 상담도 가능하다. 의원들은 혈압 혈당수치 등을 기록하는 ‘환자관리표’를 작성하면 1건에 1000원씩 인센티브(환자당 연간 10회 이내)를 받으며 실적이 좋을 경우 성과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선택의원제가 시행되면 대형 병원을 이용하던 환자들이 동네 의원을 찾고, 평소 만성질환 치료에 소홀한 사람들이 꾸준히 관리를 받아서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제도 도입에 대해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정착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선택의원제는 의사의 진료량을 통제하는 주치의제도와 총액계약제로 가는 첫 단계”라며 “여기에 더해 내과, 가정의학과 등 특정 과목만 이득을 본다”고 반발했다.
복지부는 당초 선택의원제에 참여하는 의원을 대상으로 공통 교육을 실시해 환자에게 질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의료계가 제도 자체에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