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 한 달 전 미국 여야가 합의한 의회 일정에 따라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늦어도 10월에는 비준안 처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미 상공회의소는 의회에 조속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미국은 이르면 2주 내에 모든 절차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는 양국이 국내 비준 절차를 마쳤다고 통보한 뒤 60일 후 또는 양국이 합의한 별도의 날에 발효된다. 양국 정부가 희망하는 한미 FTA의 내년 1월 발효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미국 의회가 한미 FTA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사이에 우리 국회는 논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미 상원이 움직인다는 정황이 확인되면 우리도 19일이나 20일 비준동의안 상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느긋하게 하다가는 미국 의회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 미국 의회는 법안 심의를 마친 상태여서 법안 상정 후 통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지만 우리 국회는 부수법안 처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민주당의 반대가 장애물이다. 민주당은 ‘추가 협상으로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에 지나치게 양보해 손해를 보게 됐다. 재재협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재재협상할 10가지와 국내에서 보완할 2가지 등 ‘10+2’를 요구하지만 10가지 중 9가지는 노무현 정부 때 합의 서명한 한미 FTA 원협상에 담겼던 그대로다.
주로 중소기업 영역인 자동차부품의 경우 한미 FTA가 발효되면 즉시 관세가 철폐돼 수출을 늘릴 수 있다. 민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지연작전으로 한국의 새 수출시장 확보가 더뎌질수록 수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막아 결국 국민이 손해를 본다. 한나라당은 10·26 재·보궐선거 등 정치일정 핑계를 대지 말고 한미 FTA 비준동의가 늦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