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스케3’ 진검승부와 뭉클한 사연
방송 규모와 음악 수준 향상 또 다른 기적 만들기

시즌3을 맞이한 ‘슈퍼스타K’는 실력 있는 도전자가 몰려 기대감을 높인다.
슈스케2 최종 대결이 열렸던 2010년 10월 한국은 허각 팬 대 존박 팬으로 나뉘었다. 케이블방송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직장인도 둘, 셋만 모이면 슈스케 최종 우승자를 점치느라 바빴다. 이날 시청률은 케이블방송에서는 경이적인 21%를 기록했다.
또다시 14주의 기적이 불을 뿜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방송 규모가 훨씬 커졌다. 제작비 100억 원 이상, 촬영테이프 2만 개, 오디션 참가자 수 197만 명, 최종 우승상금 5억 원이다.
실력 있는 사람 대거 참가
“이번 시즌 예선을 진행하면서 지난해보다 실력 있는 분들이 더 많이 참가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다른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고 1년 동안 슈스케만 기다려온 분도 많았는데, 예선 인터뷰에서 ‘왜 다른 오디션에 나가지 않았느냐’고 물어봤더니 한 참가자가 ‘박 터지는 곳에서 박 터지게 승부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잘하는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인정받아야 그게 진짜 실력이라는 얘기였어요. 슈스케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오디션이라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 같아요.”
오디션 참가자 수도 지난해에 비해 50만 명 넘게 늘었다.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음악 수준도 높아졌다. 하 작가는 “오디션 예선편을 3회에 걸쳐 방송했는데 잘라내기에 아까운 사람이 하도 많아서 편집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참가자 면면이 더욱 화려해진 만큼 제작진도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준비했다. 슈스케1, 2 때는 무반주로 예선을 치른 것과 달리 이번에는 피아노 반주자를 배치했다. 솔로뿐 아니라 힙합, 댄스, 아카펠라 등 다양한 그룹도 등장했다. 솔로 중에서는 기타를 들고 나온 참가자가 많았는데, 지난해 오디션장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기타를 쳐 화제를 모았던 장재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7월 2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 2차 예선.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통기타 반주로 편곡해 장재인과 함께 부른 김지수는 방송을 통해 이혼 후 수십 년 동안 연락을 끊고 살던 부모를 만나게 했다. 본선을 시작하고 얼마 후 김지수의 아버지가 아들 무대를 보고 싶어 한다는 소식이 제작진에게 전달된 것. 그동안 어머니만 오디션장을 찾았는데, 오래전 헤어진 아내와 다시 만나는 게 불편해 일부러 아버지가 피했다는 생각에 제작진은 조심스레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출연 의사를 밝혔다. 결국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 무대를 보기 위해 나란히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만은 서로에 대한 어떤 원망과 미움도 없이 같은 마음으로 아들을 응원했다. 하 작가는 “음악이 세대 간 다리를 놓았듯, 참가자들의 도전은 가족 간 다리도 놓았다”며 웃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슈스케가 이끈 오디션 열풍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 9월 2일 첫 전파를 탄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2’는 시간대가 다르지만 슈스케3과 같은 날 방송돼 앞으로 두 프로그램 간 시청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 PD는 이젠 시청률이 프로그램 인기를 가늠하는 객관적 척도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케이블방송이 지상파에 비해 마음대로 시청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미디어로 방송을 보기 때문이다. 김 PD는 “슈스케3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지난 시즌의 슈스케와 경쟁하는 게 맞는 듯하다”고 말했다.
더 새롭고 감동적 방송 만들 터
“앞으로 슈스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 작가는 “끝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림 여성동아 기자 mupm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