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 인재 해외 유출, 주변국과의 마찰 심화….
이스라엘의 국가 단결 신화에 균열이 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경제난에 따른 내분 및 두뇌집단의 해외 유출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이 독립국 승인 신청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가운데 그나마 우호적이었던 일부 아랍국과의 관계마저 악화되는 형국이다.
○ 내부의 균열
7월 중순 거리에 텐트를 치며 시작된 ‘텐트 시위’에서도 이상 징후가 감지됐었다. 주택난과 폭등하는 집값, 생활고로 뛰쳐나온 시위대는 9월에 4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에후드 올메르트 전 총리 등 지도층의 재산이 늘어나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된 이스라엘의 빈부격차는 32개 회원국 가운데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층은 국부(國富)가 요르단 강 서안 거주자와 일부 극우주의자들에게 쏠린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민층이 2, 3명의 아이를 낳는 것과는 달리 점령지 정착촌에 많이 사는 유대교 근본주의자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병역의무도 면제받으며 아이도 5∼8명씩 낳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그대로 의회 내 정치적 이익의 불균형으로 이어진다는 불만도 나온다.
○ 거세지는 외부의 압박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66회 유엔 총회기간인 20일 팔레스타인 독립신청 승인서를 제출하고 23일에는 이를 촉구하는 연설에 나선다.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지만 이는 오히려 중동 정세를 파국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