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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도 OST가 대세

입력 | 2011-09-14 03:00:00

극적 효과 살리고 현장감 더해 인기
음원-DVD세트 등 따로 발표하기도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여주인공이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마주치는 장면에서 밴드 ‘리딤’이 부른 노래를 삽입해 독자의 몰입도를 높였다. 네이버 홈페이지

카페에서 남자 주인공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순간 노래가 흘러나온다. ‘내 마음은 텅 빈 방 안 같아/그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는걸….’ 고개를 돌려보니 여자 주인공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답답한 속내를 노래에 담아 부르는 여자와 그를 바라보는 남자의 시선.

네이버 웹툰 ‘오렌지 마말레이드’엔 이처럼 애절한 여성 보컬의 노래 ‘날 꺼내줘’가 흘러나와 극적 효과를 더한다. TV 드라마엔 OST가 필수가 된 지 오래이지만 최근엔 웹툰에도 OST가 깔리는 경우가 늘었다. 정상급 가수들이 부르는 드라마 OST와 달리 웹툰 OST는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디 밴드나 신인 가수들이 주로 참여한다. 일부는 음원으로 발표되기도 한다.

5인조 팝밴드 ‘리딤’이 부른 ‘날 꺼내줘’는 올 4월 음원으로 나왔다. 독특한 그림체와 아이돌 멤버들의 특징을 본떠 만든 캐릭터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왕’의 OST 중엔 ‘칩 러브(Cheap Love)’의 음원이 출시됐다.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이 부른 노래로 빠른 비트의 일렉트로닉 음악이다. 밴드들의 음악적 성장 이야기를 다룬 ‘구름의 노래’의 OST엔 그룹 ‘응플라워’가 참여해 ‘오늘을 기억해’와 ‘드리밍 페스티벌’을 음원으로 내놓았다.

네이버 웹툰 ‘치즈 인더 트랩’은 올 4월 ‘보이스 웹툰’이라는 새로운 실험을 했다. 웹툰의 줄거리를 토대로 배우들의 연기와 웹툰의 그림들을 겹쳐 보이며 성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하고 OST까지 흐르는 복합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한 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90분짜리 DVD와 OST 세트의 가격은 4만5000원. 비교적 고가이지만 웹툰 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900장이 넘게 팔렸다.

웹툰 OST에 대해 ‘패션왕’ 작가 기안84는 “클럽 장면에 클럽 음악이 나오는 식으로 화면에 음악이 들어가면 현장감이 산다”며 “앞으로도 극의 재미를 위해 음악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렌지…’의 정석우 작가도 “음악이 가미되면 극의 몰입에 도움이 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수들의 경우 웹툰 OST의 음원 수익은 미미한 편이지만 두꺼운 웹툰 독자층을 상대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어 웹툰 OST 제작 흐름을 반기고 있다. ‘날 꺼내줘’를 부른 리딤은 “웹툰의 그림 톤이나 흐름이 우리 음악과 어울릴 것 같아 먼저 OST를 부르겠다고 제안했다”며 “드라마 OST의 벽은 높지만 웹툰 OST는 그렇지 않아 우리 음악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