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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영유아 피해 더 많아”… 시민단체에 유족 제보 잇따라

입력 | 2011-09-14 03:00:00

내주 피해규모-사례 발표 예정




보건당국이 올봄 임신부 사이에 집단 발병했던 폐 질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세정제)를 지목한 가운데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가 곳곳에서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3일 관련 보고서를 통해 2∼7일 전국 10개 지역의 마트 슈퍼마켓 약국을 조사한 결과, 11곳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팔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시판 중인 가습기 살균제는 7종류였다. 센터 측은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명단도 발표하지 않은 채 회수를 업체 자율에 맡겨 피해자가 더 생길 수 있다”며 “강제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당국은 가습기 살균제의 당장 강제 리콜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동물실험이 끝나지 않았고 가습기 살균제가 의약외품으로 지정되기 전이라 법적 근거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또 “정부 발표 이후 영유아 유족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급성간질성 폐렴(원인 미상 폐질환의 초기 병명)으로 숨진 영유아가 수백 명에 이르는데 상당수가 가습기 살균제를 쓴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영유아 환자 가족들은 20일 피해 규모와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영유아는 성인보다 화학물질에 취약한 데다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클 수 있다.

이에 대해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이달 중 소아청소년학회를 통해 영유아 환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학계에는 소아환자의 급성간질성폐렴이 두 차례 보고된 바 있다. 2006년 3∼6월 서울시내 대학병원 2곳에서 15명이 이 병에 걸려 7명이 숨졌다. 2008년 2∼8월에는 전국 23개 병원에서 환자 78명이 생겨 36명이 숨졌다. 모두 치사율이 50%에 가까웠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