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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분당 보선 공천악몽 재연될라”

입력 | 2011-09-14 03:00:00


朴 잡아끄는 孫… “민주당 문 활짝 열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야권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오른쪽)가 13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박원순 변호사를 서울시장 통합후보로 내세우려는 야권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김기현 대변인이 “한나라당도 후보 선출 절차를 15일에서 17일 사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도 박 변호사의 대항마로 당내 인사를 내세울지, 당 밖 인사를 영입할지를 놓고 의견만 분분한 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 변호사가 ‘안철수 바람’을 등에 업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후보군 중 1위를 달리고 있어 누구 하나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어렵다. 당내 주자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도 친박(친박근혜)계 등 일각의 부정적인 기류 속에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보좌진과 남산 산행에 나서며 생각을 정리한 나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요한 사안인 만큼 당이 하나가 돼 뜻을 모아야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 측근 의원은 “자기 후보를 부정하며 대책 없이 밖을 기웃거리다 결국 상처투성이를 만들어놓고 막판에 등을 떠밀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요즘 상황은 4·27 분당을 보궐선거 공천 과정과 너무도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분당을 보선에서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강재섭 전 대표 대신 정운찬 전 총리 카드를 모색하다 실패하자 선거 막판에 별다른 전략도 없이 강 전 대표를 공천했고, 결국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2.7%포인트 차로 패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가급적 ‘내부 총질’을 자제하며 후보군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홍준표 대표는 추석 연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보선은 아직 많이 남았다. 야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해도 늦지 않다”며 지구전을 예고했다. 당 안팎에선 나 최고위원 외에 호남 출신의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정운찬 전 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등이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