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양박’ 바젤 동료로 챔스리그 동반출격C조 1차전 갈라티와 홈경기 2-1 승리 견인차맨유 박지성 선발 시동…28일 바젤과 ‘3朴’빅뱅
남북한 축구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함께 출전했다.
FC바젤(스위스) 박주호(24)는 15일(한국시간) 상트 야곱 파크에서 열린 챔스리그 C조 1차전 오텔룰 갈라티(루마니아)와 홈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박주호는 90분 간 11.629km를 뛰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며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주호와 바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북한대표팀 출신 공격수 박광룡(19)도 후반 추가시간 교체 투입돼 짧은 시간이지만 남북의 ‘양 박’이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박주호와 박광룡은 유럽 클럽대항전 데뷔전을 함께 치렀다. 박광룡은 186cm 81kg의 탄탄한 체격과 유연성을 겸비해 북한대표팀 차세대 공격수로 각광받고 있다. 성격도 싹싹해 평소 박주호와 형, 동생 하며 격의 없이 지낸다.
박주호 개인적으로도 이번 출전은 큰 의미를 지닌다.
늘 그리던 ‘꿈의 무대’였다. 유럽 챔스리그가 현 체제로 개편된 뒤 한국 선수가 본선 무대에 선 것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 설기현(울산)에 이어 박주호가 네 번째다.
박주호는 팀에서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8월13일 취리히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른 뒤 4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수비 뿐 아니라 활발한 공격가담으로 리그 7라운드 MVP, 8라운드 주간 베스트 11에 뽑혔다. 또 챔스리그를 앞두고 각 팀 당 3명씩인 모델 자격을 얻어 UEFA 주관 미디어와 공식 온·오프라인 매거진에 간판선수로 소개됐다.
박주호는 대표팀 선배이자 유럽파들의 롤 모델인 박지성과 맞대결도 앞두고 있다.
맨유와 바젤은 C조에 함께 속해 28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인다. 박지성과 박주호가 출전하면 오랜만에 ‘코리안 더비’가 펼쳐진다. 박광룡까지 나서면 남북의 ‘삼박’이 출전하는 이색 기록이 세워진다.
한편, 맨유 박지성은 같은 시간 챔스리그 조별리그 벤피카(포르투갈) 원정에서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맨유는 고전 끝에 1-1로 비겼다. 박지성은 90분 간 11.017km를 뛰었다. 팀이 전체적으로 부진해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지만 적극적인 수비와 2∼3차례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이날 주심이 경기 내내 휘슬을 거의 불지 않는 관대한 판정을 내렸음에도 박지성은 양 팀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3개의 파울을 유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