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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銀 로비 수사’ 김두우 사의]부메랑 된 MB의 ‘수사 질책’

입력 | 2011-09-16 03:00:00

지난달 “박태규 데려오라”… 檢 칼끝 최측근 겨냥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이명박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사건의 수사 경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더딘 수사 진척상황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못 데려오는 것이냐, 안 데려오는 것이냐. 내가 캐나다 총리에게 (송환 요청) 서한이라도 보내야 하느냐”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숨기는 게 있는 것도 아닌데 겁날 게 뭐가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질책에는 로비 의혹의 핵심인 박태규 씨의 도피로 수사가 지연되면서 현 집권 세력이 뭔가를 숨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는 데 대한 우려가 깔려 있었다. 박 씨는 지난달 28일 귀국해 검찰 수사에 응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자승자박(自繩自縛)’ 처지에 놓인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수사가 급진전되면서 검찰의 칼끝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 중 한 명인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향했기 때문이다.

김 수석이 청와대나 정부 부처 고위 인사에게 실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이 드러날 경우 수사선상에 오르는 대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적 의혹을 규명하려던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수사 촉구가 어디까지 부메랑이 되어 현 여권 핵심부를 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