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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유로존]‘그리스 불 구경’ 獨-佛 결국 소방수로

입력 | 2011-09-16 03:00:00

양국 정상 “그리스 유로존 머물것 확신” 지원 시사




독일과 프랑스가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의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함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는 새 국면을 맞았다. 중국도 유럽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실질적 구제가 가능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16일에 만났을 때만 해도 그다지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완전히 태도가 바뀌었다.

양국 정상은 14일 “그리스의 미래는 유로존 안에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리스의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일부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설’이 나오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발표의 영향으로 15일 유럽 주요 시장 및 미국 증시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낙관론이 퍼지면서 일제히 오름세로 출발했다.

두 정상은 이날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의 3자 화상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그리스의 긴축 프로그램이 엄격하고 실질적으로 이행돼야 한다”며 “이는 그리스 경제를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성장의 길로 복귀시키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날 화상회의는 독일 경제 관료들이 잇달아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하고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프랑스 2, 3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등 재정위기가 심화되자 긴급히 열렸다.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로본드 발행은 필요하지 않다” 등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소시에테제네랄 등 자국 대표급 은행의 등급이 낮아지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적극적인 대응으로 돌아섰다.

메르켈 총리는 연정 소수파의 반대와 부정적인 여론 등으로 그리스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내부적으로 그리스 부도에 따른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리스에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압박하는 등 양면작전을 폈다.

한편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장샤오창(張曉强) 부주임은 15일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에서 “중국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유럽의 국채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구매 시점이나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16일 유로 재무장관회담에 참석하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유로 강국들이 역내 대형 금융기관이 위험에 처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