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골 공동탐사단 발굴모래 밑에 흙둑-질그릇
한국과 몽골의 공동발굴단이 몽골 동남부 지역에서 찾아낸 약 5000년 전의 채회 질그릇. 한국상고사연구단 제공
한국상고사연구단(단장 서영대 인하대 교수)과 울란바토르대 고고학과 조사단(단장 에르텐 바타하르 울란바토르대 교수)은 “올해 8월 몽골 동남부 수흐바타르 도 다리강가 군 흔들렁길걸 지역에서 5500∼4800년 전의 대형 유적지를 발굴했다. 여기서 경작지와 곡물을 담았을 것으로 보이는 질그릇을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발굴 장소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800km 떨어진 곳.
공동발굴단은 사막인 이 지역의 모래를 30∼50cm 걷어낸 뒤 그 아래에 있던 진흙층에서 높이 10cm 내외에 1.5m 간격으로 길게 조성된 흙둑을 발견했다. 공동발굴단에 참여한 복기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 교수(상고사)는 “신석기시대에 공구로 활용된 세석기(細石器)가 많이 나온다는 제보를 받고 발굴을 시작했던 것인데 세석기와 같은 층에서 흙둑을 발견했다”며 “바람에 날려 오는 흙먼지로부터 어린 싹을 보호하기 위해 흙둑을 쌓아 농경지를 조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발굴단은 아울러 이 유적의 무덤군에서 70세가량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뼈를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굴해냈다. 한-몽 연구진은 고대 동북아시아인들의 유전적인 정보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