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점 펄펄…亞남자농구 레바논에 80-62 완승
‘선수로서 꼭 한 번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위기의 순간, 더 빛을 발했다.
레바논전을 앞둔 한국 벤치엔 비상이 걸렸다. 하루 전 말레이시아전 때 왼쪽 발목을 잠시 절뚝거렸던 하승진이 워밍업 도중 갑자기 통증을 호소했고, 허재 감독은 고심 끝에 스타팅 라인업도 급히 오세근으로 교체했다. 레바논은 2007년 일본 도쿠시마 대회 4강, 2009년 중국 톈진 대회 8강에서 잇달아 한국에게 일격을 가했던 상대. 예선 1라운드 A조 1위가 걸린 경기라 벤치의 긴장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팀 주축인 하승진이 빠진 위기, 실마리를 풀어낸 것은 주장 양동근이었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6일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26회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레바논과의 예선 1라운드 2차전에서 양팀 최다인 20점을 올린 양동근(7도움·4리바운드)을 앞세워 80-62로 완승, 2승을 거두고 A조 1위를 사실상 확정했다.
“(하)승진이가 갑자기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잘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는 양동근은 “선수로서 올림픽 본선 무대를 꼭 한 번 밟아보고 싶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어쩌면 죽을 때까지 못 갈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는 나이가 많아 주장일 뿐”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한 그는 “선수들이 그 어느 대회 때보다 똘똘 뭉쳐있다. 런던행 티켓을 꼭 따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승진이가 빠져 당황했지만, 동근이와 김주성(16점·10리바운드), 문태종(18점·5리바운드)이 제 역할을 해 줬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린 뒤 “승진이는 괜히 1∼2분 뛰다 더 탈이 나느니, 차라리 휴식을 취하고 중요한 순간에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인대가 조금 늘어난 것 같은데, 앞으로 매일 상황을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인도를 상대로 예선 1라운드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우한(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