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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4대그룹에 ‘공생선언’ 권고

입력 | 2011-09-17 03:00:00

재계 “자율 가장한 강제선언”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SK 등 4대 그룹에 대해 경쟁입찰과 내부감사 강화를 뼈대로 한 ‘공생발전 방안 자율선언’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지만 재계에서는 자율을 가장한 강제선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16일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실질적인 경쟁입찰을 통해 공정한 거래 관행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4대 그룹에 대해 자율 선언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최근 4대 그룹에 공생발전 자율선언과 관련한 공정위의 기본구상을 4가지로 정리해 전달하고 이에 대해 각 그룹의 의견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공정위의 기본구상은 △1억 원 이상 계약 시 반드시 경쟁입찰 실시 △광고, 시스템통합(SI), 건설, 물류 등 4대 사업 전체 계약체결 금액의 50% 이상은 경쟁입찰 실시 △외부인사 참여 입찰선정위원회 운영 및 내부감사 강화 △역량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계약물량의 30% 이상 발주 등이다.

하지만 재계는 공정위가 구체적인 입찰조건까지 전달하며 공생발전 자율 선언을 권고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선언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보안과 관련된 시스템통합까지 무조건 공개입찰을 하거나 계약물량의 30%를 중소기업에 할당하라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며 “정부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고 자율선언을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