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에 있는 세계 8위 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의 회생 절차가 시작됐다.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 채권단은 9일 성동조선해양에 1000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조만간 15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총 2500억 원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성동조선해양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크게 출렁거렸던 2008년에 약 1조5000억 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입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현재 채권단에 총 3조8000억 원의 빚을 지고 있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성동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해 오면 삼정KPMG의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 및 감자(減資) 규모, 이자율 감면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긴급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마련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에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해 기존 경영진의 책임도 묻겠다”고 밝혔다. 주총 일정이 확정되면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정홍준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지난달 채권단이 선임해 현재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는 하성용 총괄사장이 새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하 사장은 대우그룹 출신으로 올 3월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부사장 및 고문 등을 지낸 구조조정 전문가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