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지난시즌 첼시전서 1골1AS출전경기 모두 승리 ‘기분좋은 추억’스코틀랜드선 셀틱-레인저스 펌더비기성용 “한일전 능가해”…흥미진진
박지성. 스포츠동아 DB.
■줌 인 유럽 | EPL 맨유-첼시, 주말 대격돌
이번 주말 흥미진진한 빅 매치들이 기다리고 있다.
무대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더욱 기대가 되는 이유는 모두 한국 선수들의 출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박지성이 몸담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첼시와 19일 0시(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격돌하고,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선 기성용의 셀틱FC가 18일 오후 8시30분 글래스고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영원한 앙숙’인 레인저스FC를 만난다.
○라이벌로 인정할 수 없는 첼시?
결코 섞일 수 없는 두 클럽이다. 사실 맨유는 첼시를 진정한 라이벌로 인정하지 않는다. 분명 첼시가 강한 전력을 지녔고, 항상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지 않지만 전통이란 측면에서 맨유의 위상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대 전적에서 맨유는 첼시에 70승47무44패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리그만 놓고 보면 57승41무40패, FA컵에서도 8승1무2패로 앞선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첼시가 강호로 인정받은 것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머물렀던 시절 뿐”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시즌 맨유는 첼시와 모두 5차례 격돌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전 전승을 거뒀고, EPL에서는 1승씩 나눠가졌다. 그러나 시즌 개막을 알리는 커뮤니티 실드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맨유는 최강의 위상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첼시가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2009∼2010시즌만 해도 맨유는 첼시에 1무2패로 열세를 보였다. 그것도 퍼거슨 감독이 ‘훌륭한 매니저’라고 인정한 무리뉴 감독 시절이 아니었으니 할 말이 없다.
박지성에게 첼시는 어떤 기억일까. 이미 알려진 얘기지만 박지성은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에서 이적을 꾀할 때 첼시로 이적할 뻔 했다. 당시 PSV를 이끌던 박지성의 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이 박지성에게 첼시행을 적극 추천했다.
맨유행을 반대한 까닭은 애제자가 맨유에서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 봤기 때문. 하지만 박지성은 끝내 맨유를 택했고,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시즌만 놓고 봐도 박지성은 팀이 승리하는 순간에 항상 현장에 있었다. 유일하게 딱 한 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팀이 1-2 패배를 맛본 올해 3월 경기였다. 박지성은 2008∼2009시즌 첼시를 상대로 한 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에도 한 골을 넣은 바 있다. 올해 5월 첼시와의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도 어시스트를 하며 2-1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한일전 능가하는 열기
셀틱에 레인저스는 껄끄러운 존재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뒤진다. 142승96무157패로 다소 밀리는 양상. SPL에서 홈 앤드 어웨이 형태로 총 4라운드를 치르기 때문에 그 격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원정 승률과 홈 승률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 시즌 양 팀은 리그 컵과 FA컵까지 합쳐 무려 7번이나 격돌했다. 결과는 3승2무2패로 셀틱이 우위를 점했으나 리그 우승컵은 레인저스가 가져갔다. 그만큼 결과는 예측불허다.
이번 시즌부터 진정한 셀틱의 붙박이 멤버가 된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은 올 1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을 2-1로 제압한 뒤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미 4강 상대가 일본으로 결정된 상황이었다. “한일전은 정신력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전쟁과 다름없다. 하지만 한일전이 아무리 힘겹더라도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를 능가할 수는 없다.” 이렇듯 셀틱의 태극전사들에게도 레인저스전은 쉽지 않다. 긴장감이나 부담감이 배는 크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었다.
기성용은 입단 첫 해인 2009∼2010시즌, 레인저스전에 꼭 한 번 출전했지만 팀은 0-1로 패했다. 지난 시즌에는 5회 출격 명령을 받고는 옐로카드만 한 장 추가했다. 오른쪽 풀백 차두리는 아예 올드펌 더비 무대에 나선 적이 없다. 간혹 벤치 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나 좀처럼 출전 명령을 받지는 못해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올 시즌 첫 올드펌 더비는 의미가 각별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