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감독님은 물러서지 않는 정신 심어준 나의 영웅”
하늘의 별이 되다 ‘무쇠팔’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아들 기호 씨가 아버지의 영정을 들고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경기 벽제승화원에서 화장된 유골은 고인이 생전에 사용했던 글러브, 공과 함께 경기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됐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감사합니다. 많이 가르쳐 주세요.”(류현진)
“별거 없어. 신인답게 겁 없이 던지면 돼.”(최)
15일 청주구장에서 만난 류현진은 그런 최동원을 “잊을 수 없는 영웅”이라고 했다. “상대 타자가 누구든 꼭 이긴다는 파이터 정신을 가져야 한다. 도망가는 투구는 절대 해선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오늘의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거였다.
류현진과 최동원의 만남은 짧았다. 류현진이 ‘괴물’로 진화하던 때에 최동원은 2군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대선배는 가끔 후배를 만날 때마다 “몸 상태는 어떠냐. 건강 잘 챙겨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말라던 최동원 선배님의 조언을 가슴에 담겠습니다.” 한화 류현진은 프로 초년병이던 2006년 자신을 지도한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을 추모하며 6년 연속 두 자리 승리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최동원이 1980년대를 대표하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였다면 류현진은 현역 최고의 왼손 투수다. 2006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16일 현재 9승 7패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 1승만 남겨둔 상태. 6년 이상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투수는 프로야구 30년 역사상 5명뿐이다. 삼성 김시진(1983∼88년), 해태 선동열(1986∼91년)과 이강철(1989∼98년), 한화 정민철(1992∼99년), 두산 리오스(2002∼2007년)에 이어 류현진이 현역으로는 유일하게 도전하고 있다.
그는 2012년 시즌이 끝난 뒤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힘이 좋고 일본은 세밀한 야구를 추구하죠. 가능하다면 모두 도전해보고 싶어요. 단 내년에 한화를 가을잔치(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게 우선이죠.”
청주=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