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vs 나경원, 박원순 vs 박영선■ 이석연 “범여권 후보 출마”… 10·26 보선 구도 요동
○ 여권, 나경원 대 이석연?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을 포함한 중도보수와 헌법 (수호) 세력의 대표가 필요하다”며 범여권 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 변호사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경선에서 이긴다고 가정하더라도 시민들이 세 번에 걸쳐 한나라당 출신이 시장이 되는 것에 싫증을 느낄 수 있다. (내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기는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입당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범여권 후보로 저를 추대하라고 할 생각은 없다”며 경선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범야권의 유력 후보로 부상한 박원순 변호사와의 대결 구도를 염두에 두고 이 변호사를 점찍었다. 보수시민단체들은 20일 이 변호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이 변호사는 주말에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는 등 지원 세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변수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출마 여부.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먼저 당내 경선을 실시한 뒤 다시 당외 인사와 최종 경선을 치러 범여권 후보를 확정해 내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이 야당을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나 최고위원은 당 안팎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모두 참여해 단번에 후보를 정하는 ‘원샷 경선’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야권, 박영선 대 박원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16일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자는 천정배 최고위원, 박영선 정책위의장, 신계륜 전 의원 등 4명으로 확정됐다. 이들은 25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당내 경선(당원 현장투표 50%, 여론조사 50%)을 치른다. 여기서 당선된 후보는 다음 달 초 민주노동당 후보 및 박원순 변호사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결승전을 벌인다.
민주당에선 박 정책위의장이 박 변호사와 맞설 흥행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주저하다가 손학규 대표 등의 강한 설득으로 경선에 뛰어들었다.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15일 새벽까지 국회 앞 한 중국집에서 울면을 먹으며 울면서 박영선 의원에게 ‘제발 당을 위해 출마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은 박 변호사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거는 조직이다. 민주당의 조직력과 당력이 뒷받침된다면 승부는 끝까지 봐야 알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도 언론 인터뷰 등에서 “선거 전까지는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