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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銀 로비 수사]靑 “1년반 일할 순장조 수석 어디서 찾나…”

입력 | 2011-09-17 03:00:00

■ 정국돌파 카드 부심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존중하고 그동안 추진해 온 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박태규 게이트’의 불똥이 청와대로 튄 가운데 청와대는 이처럼 원칙적인 대응 방안만 되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오전엔 줄기세포 연구개발(R&D) 활성화 보고대회 참석차 서울대병원을 찾았고 곧바로 인천으로 이동해 제58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또 오후에는 주례 라디오연설을 녹음했고, 저녁엔 전력대란 현장점검을 위해 한국전력 본사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사퇴한 15일 저녁 핵심 참모들 사이에선 급박한 정국을 감안해 이 대통령의 외부활동 일정을 줄이고 ‘내부 전략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일상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고려해 건의되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별다른 상황 타개책은 없다. 과거라면 인사개편 방식도 고려했겠지만 이 대통령이 ‘사람을 교체해 국면을 바꾸지는 않겠다’는 뜻을 워낙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자칫 패배할 경우 임기 말 레임덕을 앞당길 수도 있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원한다’는 기존 전략을 고수하기로 했다. 정무라인 관계자는 “선거는 당 주도로 치르는 것이다. 청와대로선 후보 영입과 당 내외 경선이라는 전체 과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수석의 후임 인선작업에도 착수했다. 한 참모는 “오래 비워둘 수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은 임기 17개월 동안 이 대통령의 막바지 국정을 충성심을 갖고 보좌할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청와대의 고민이 있다. 이 대통령의 철학이나 국정 내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김효재 정무수석비서관과도 호흡이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 수석의 사표가 정식 처리되지 않은 탓인지 16일에는 후임자의 하마평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대 정부의 마지막 홍보수석은 정권과의 뿌리를 공유하지 않은 ‘외부 인사’가 발탁됐다는 점에서 ‘의외의 카드’가 선택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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