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를 성장시켜 지속발전 원동력으로한국의 공기업들 미래위한 기반 다져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동반 성장’을 위한 경영 활동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촉진시킨 것은 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기조로 내놓은 ‘공생(共生)발전(Ecosystemic Development)’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8월15일 66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는 축사에 밝힌 공생발전은 자연 생태계처럼 경제사회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다양한 계층이 균형 있게 공존해야 서로 ‘윈-윈’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경영 생태계를 튼튼히 함으로써 성장의 혜택을 고루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 같은 공생발전을 실천하기 위한 공기업들의 노력은 크게 ‘동반성장 전략’과 ‘사회공헌활동’의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투명한 일감 분배, 경영성과 나누기
한국수자원공사는 동반성장의 첫걸음을 투명한 일감 나누기에서 찾았다. 4대강 사업을 이끄는 등 막대한 건설사업을 발주하면서 발주처와 원도급업체, 하도급업체로 이어지는 톱니바퀴 같은 ‘먹이사슬’ 구조에서 하도급업체 보호는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협력기업과 수의계약 제도를 신설하고, 저가 낙찰공사의 하도급 하한율을 정하는 한편 수주실적이 높은 업체의 공동도급을 제한했다. 상대적으로 수주실적이 적은 중소업체의 참여기회를 넓히려는 취지다.
한국전력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1993년 공기업 최초로 중소기업지원 전담조직을 만들면서 협력 중소업체와의 동반성장에 노력해왔다. 특히 1993년 ‘협력연구개발제도’를 도입해 매년 30여 개의 기술개발 연구과제를 중소기업과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정부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을 정도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동반성장 전략은 ‘협력사를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스몰 자이언트(SMALL GIANT·작은 거인)으로 육성한다’는 말로 요약된다. 협력사를 쥐어짜기보다는 우수 연구개발제품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해 비용절감을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인력 및 자금지원도 하고, 공동으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중소기업과 원가절감, 신기술개발 등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개발 추진하는 ‘성과공유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협력 중소업체는 안정적인 판로 개척과 수익 확보, 인력 고용 안정 등의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인재 육성에서 출산 장려 지원까지
공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의 취지는 민간기업과 다르지 않다. 소외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나눔으로써 사회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건실한 경영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목적이다. 이를 위한 사업들은 국내외에서 매우 다양한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공기업이 농협이다. 최근 전국은행연합회가 펴년 ‘2010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 농협은 은행연합회의 18개 회원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705억 원을 사회공헌활동비로 지출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사업은 인재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장학금으로 지급한 돈만 373억 원이다. 대상 학생만 5만422명에 이른다. 올해는 예산이 408억 원으로 늘었다.
한국전력은 전국에 위치한 사업소와 283개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하고, 저소득 맞벌이 부부를 비롯한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노사 합동으로 각막 기증 캠페인을 벌여 전 직원의 40%가량이 참여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