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상주전 잇달아 결승골
울산 9월 3G 중 2연승 주역
헤딩슛 무기에 수비도 안정
PO행 불씨 살린 든든한 캡틴
울산 현대 ‘캡틴’ 곽태휘(30·사진)를 ‘9월의 사나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공수에서 맹활약
곽태휘의 원조 별명은 ‘골 넣는 수비수’다. 인천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이던 2008년 2월, 중국 동아시아선수권에서 2골을 넣으며 황태자로 떠올랐다. 올 시즌도 명성 그대로다. 31경기 7골로 수비수면서도 팀 내 득점 2위. 시즌 초반 왼발 킥이 날카로운 최재수(28)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요즘은 오른쪽 풀백 강진욱(25)과 환상 호흡을 자랑한다. 최근 3골 모두 강진욱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울산은 ‘左 재수, 右 진욱’의 크로스에 곽태휘의 헤딩슛이라는 확실한 득점 루트를 갖게 됐다. 곽태휘 본연의 임무인 수비도 안정을 찾았다. 울산이 8월 부진할 때는 4경기에서 7골을 내준 수비가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최근 2경기는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준비된 캡틴
곽태휘는 준비된 주장이다. 대구공고와 중앙대, 이전 소속 팀인 전남에서도 모두 완장을 찼다. 올 2월 서귀포 전훈기간 곽태휘에게 “감독님이 주장을 맡기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생각해본 적 없다”고 시침을 뚝 뗐다. 하지만 김호곤 감독은 이미 곽태휘를 주장으로 낙점한 상황이었다. 나중에 “왜 모른 척 했느냐“고 가느다랗게 항의하자 그는 ”공식발표가 나기 전이라 말할 수 없었다“고 웃으며 답했다. 입이 무겁고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 천생 주장이다. 울산은 24일 인천 원정을 떠난다. 상대 사령탑은 공교롭게도 곽태휘를 국가대표 급으로 성장시켜 준 허정무 감독. 그러나 사적인 감정은 버렸다. 곽태휘는 “요즘 팀 분위기를 보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