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최고위원은 높은 인지도와 지지율, 당내 기반을 바탕으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뜻을 굳혀가고 있다. 서울지역 한나라당 의원 37명 중 20여 명이 나 후보를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면담한 후 지역구(서울 중구)의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정진석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에 참석했다.
○ 나경원 대 이석연 ‘기 싸움’
이 변호사는 “지금은 정당정치가 실종된 상당히 비상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내가) 정당에 들어가서 경쟁하는 건 시민 여론의 공감과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는 정당 간 대결이란 전통적 틀에서 벗어나 정당을 포괄한 시민사회·시민세력 간 대결”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한나라당 내에서 선출되는 후보는 본선에서 이길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에서도 도쿄(東京)도지사가 정당의 공개 지지를 받고도 정당의 후보로는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박원순, 조국과 남산으로 박원순 변호사가 18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의 핵심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무작정 시민후보를 고집하며 버티겠다는 자세는 아니다. (입당)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가 “범여권 세력을 분열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결국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이란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18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21일이던 경선 후보 등록을 22일까지 하루 연장하기로 했다. 이 변호사에게 생각할 시간을 더 주고 기다려 보자는 뜻이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전혀 없는 이 변호사가 입당해 경선을 치르는 모험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나경원-이석연 빅매치’ 무산설이 나오는 이유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변호사는 큰 변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한나라당과 이 변호사의 접촉 사실 및 이 변호사의 출마 의사가 너무 빨리 공개돼 여론의 관심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박근혜 지원 안 하는 건 말 안 돼”
홍준표 대표는 또 최근 입당이 2년여 동안 보류돼온 무소속 정수성 의원(경북 경주)의 입당 절차를 서두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원래 선거 때는 당원들이 다 지원해야 하는데 제일 큰 지도자가 지원하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 그동안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을 안 하는)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당에선 이번에는 박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