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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이어 하나SK카드도 고객정보 유출… 카드사 내부통제시스템 ‘속수무책’

입력 | 2011-09-20 03:00:00

금감원, 특별검사 착수




삼성카드에 이어 하나SK카드에서도 내부 직원이 고객정보를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달도 안 돼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재발하면서 카드사들의 고객정보 관리와 보안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하나SK카드의 피해 규모는 200여 건에 불과하지만 경찰 수사에 따라 피해가 크게 늘어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카드도 당초 2만여 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고 신고했다가 나중에 80만 건으로 규모가 늘어났다.

전·현직 직원이 연루된 고객정보 유출이 계속되면서 카드·캐피털업계의 내부통제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회사들은 직원을 대상으로 고객정보 보안교육을 강화하고 내부시스템 통제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지만 정보 유출 사고는 빈발하고 있다. 하나SK카드도 전 직원의 컴퓨터에 고객정보 검색시스템을 설치해 새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직원이 고객정보를 임시로 PC에 저장하면 자동 적발된다고 자신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대형 카드사에서 내부 직원의 정보 유출이 잇따르는 것은 치열한 영업경쟁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신규회원 가입을 독려하면서 직원들이 고객정보에 쉽게 접근하게 되면서 마음만 먹으면 고객정보를 얼마든지 외부에 넘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당국의 대응 방식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의 정보 유출 위험이 높은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19일 하나SK카드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하는 한편 전체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내부통제시스템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각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고객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 현황, 개인정보 접근 권한 부여 현황 등을 자체 점검해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10월 초 결과를 받아 본 뒤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검사역을 투입해 특별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