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21일 출마 회견장에 자신이 그간 쓰고 읽었던 책과 국내외를 돌며 모아온 자료뭉치들을 바퀴 달린 책상 위에 가득 싣고 나타났다.
'시민대표'를 표방하며 재래시장과 영화관, 학교를 돌고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시민과 만나는 등 연일 독특한 행보를 보여온 그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이처럼 기존 정치인과는 달리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박 예비후보가 상임이사로 있던 희망제작소 서재경 상임고문의 소개로 시작된 기자회견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외에도 구두수선공, 택시기사, 주부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찾아 출마 선언문 낭독 중에 계속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박 예비후보는 선언문 낭독 중간중간 전(前) 시정을 비판하거나 '시민', '함께'라는 단어를 말할 때마다 평소와 달리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선언문 낭독이 끝난 후에는 단상에서 내려와 택시운전기사 김형곤 씨 등 그의 정치 참여를 촉구했던 시민 대표 6명에게 자필 서명을 담은 선언문을 직접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는 가져온 책들을 소개하고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참석한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회견의 사회를 맡은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의 송호창 대변인은 "보선인 10월26일은 뜻 깊은 날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안중근 의사가 의거한 날이다"라며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점이 늘 10월26일이었다. 이번 선거도 새 시대를 여는 날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재경 희망제작소 상임고문도 "서울의 희망을 위해 자신을 내놓습니다"라고 박 예비후보를 소개하며 "기부에 인색한 사람 말고 젊어서부터 사회에 헌신한 사람에게 리더십을 허용하는 신선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충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청투어'에 이어 이색적인 기자회견을 선보인 박 예비후보는 앞으로 보궐선거과정에서도 기성 정치인들과는 색다른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