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차지연.
■ ‘나가수’ 피처링 후 가수 된 ‘임재범의 그녀’ 차지연
평생 꿈 마이크 잡아 너무 행복해
요즘 알아보는 팬도 생겨 얼떨떨
가수로 떠도 뮤지컬은 계속 할 것
차지연이 탁자 위의 녹음기를 알아보고는 사람에게 말을 걸 듯 “오랜만이야” 한다. 차지연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세 번째다. 두 번의 인터뷰는 모두 뮤지컬 배우로서였고, 이번에는 가수로서다.
“특정한 장르에 국한되는 가수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저랑 회사가 같이 스케치북, 물감, 크레파스, 먹물을 늘어놓고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나 고민 중이죠. 대중이 원하는 장르 속에서 제 색깔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농담 삼아 회사에 ‘걸그룹처럼 해볼까요’ 했더니 ‘안돼’ 하시던데요. 하하!”
아직도 ‘연예인이 됐다’는 느낌은 없지만 확실히 그녀를 알아보는 눈길이 많아졌다. 한 번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젊은 커플이 ‘저 여자, 연예인이다’라고 속닥이는 소리가 들렸다. 어색하게 눈길을 돌리고 있자니 여자가 “언니, 연예인 맞죠?”라고 물어왔다. 그때 마침 문이 열렸고, 차지연은 얼떨결에 “저 뮤지컬 배우입니다” 하고 뛰어나왔단다. “요즘 재미있는 경험들을 하고 있어요”라며 웃는다.
어머니는 차지연의 가장 열렬한, 첫 번째 팬이다. 가수가 꿈이었고, 실제로 젊은 시절 대전에서 통기타 가수를 하기도 했다.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열렬한 팬인 어머니는 방송을 볼 때마다 늘 “내 딸이 저기 나가는 거 한 번만 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차지연은 최근 어머니의 소원을 풀어드렸다. ‘스케치북’에 출연해 자신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뮤지컬 ‘서편제’의 심청가 한 대목을 부른 차지연은 눈물을 글썽였다. TV를 보며 어머니도 내내 울었다고 했다.
“원하던 가수가 됐지만 제게 엄마와 같은 뮤지컬 무대를 버릴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1년에 한 작품이라도 꼭 무대에 설 겁니다.” ‘연예인’이 됐지만 차지연은 변한 게 없다. 참 다행이고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