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만에 돌아온 김광현, 제구력 불안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23·사진) 얘기다. 그는 20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5로 뒤진 8회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동안 1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문제는 제구력이었다. 투구 수 22개(직구 14개, 슬라이더 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와 볼이 절반씩이었다. 볼카운트가 몰릴 때가 많았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커 상대 타자들이 공을 쉽게 골랐다. 김광현은 투구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3개월 가까운 공백기 동안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고 실전 투구는 최근 2군 경기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내가 없을 때 순위가 밀려 팀에 미안했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의 미래보다는 팀을 우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지적했던 투구폼 교정과 공의 완급 조절은 내년으로 미뤘다. 원래 하던 대로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하겠다는 거였다.
반면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김광현의 구위는 완벽하지 않았다. 아직 어깨 통증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른 만큼 당분간 불펜으로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