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신문에는 다양한 사실과 의견이 매일 나옵니다. 이런 기사들을 잘 살펴보고 정리하면 참신하고 의미 있는 주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루에 여러 성격의 지면이 나오므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읽고 생각하면 주제 설정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1. 기사 제목 바꿔 보기
동아일보 9월 17일자 B4면에 ‘암벽등반의 매력, 몰입과 망각’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암벽등반이라는 단어를 다른 기사의 제목에 나오는 단어로 살짝 바꿔 보세요.
같은 날짜 B7면을 펼치니 ‘기자와 언론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기사가 나옵니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State of Play)’라는 6부작 드라마를 소개합니다. 이 기사의 제목을 다른 단어로 바꿔 볼까요?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학생은 무엇으로 사는가, 부모는 무엇으로 사는가, 만화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연예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제목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새 주제에 대해 생각하면 사고의 폭이 넓어집니다. A25면의 아주 작은 기사는 어떨까요. ‘익명 독지가 동아꿈나무에 500만원’이라는 기사인데요. 제목을 살짝 바꾸면 근사한 주제가 됩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2. 제3의 주제 만들기
몇 가지 제목을 적절히 섞다 보면 아주 새로운, 참신한 주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같은 날짜 A26면에 실린 ‘작가 박상우의 그림 읽기’라는 칼럼 제목은 ‘호모 루덴스, 잘 노는 인생’입니다. 같은 면의 문화 칼럼 제목은 ‘집필의 계절, 가을이 왔다’입니다. 옆의 A27면 시론 제목은 ‘기부하면 훈장 준다고?’입니다.
이렇듯 특별한 관계가 없는 듯이 보이는 기사를 섞어보면 새로운 단어, 새로운 제목, 새로운 주제가 생깁니다. 서로 낯선 것들이 묘하게 어울리면서 만들어내는 ‘사고(思考)의 신대륙’을 발견해 보세요. 창조적 사고의 하나인 은유적 표현 또한 이와 같은 원리에 근거합니다.
3. 새로운 독서문화운동
위에서 재미있게 놀듯이 집필하고, 이런 결과물을 기부하면 좋다고 했지요? 반드시 글만 써야 할 까닭은 없습니다. 삽화로 쓸 만한 그림을 그리거나 주인공과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책 내용과 가장 잘 어울린다 싶은 곡을 찾아 ‘책 읽으면서 들으면 좋은 음악’이라는 주제로 정리해도 근사하잖아요. 음악에 재능이 있으면 직접 몇 소절이라도 악보로 만들면 더욱 훌륭하겠고요.
신문과 책, 신문과 독서, 책과 독서 등 읽기 문화와 연관되는 활동이라면 모두 시도하세요. 그리고 정리한 내용을 저작권 기부 형식으로 나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아무리 서툴더라도 저작권 기부를 하는 순간, 여러분은 저작권자가 됩니다.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 책따세 대표
(덧말) 전문가들도 자신의 작품을 저작권 기부 형식으로 내놓고 있답니다. 이런 자료를 책따세 홈페이지(www.readread.or.kr)의 공식추천도서 코너에서 받아가세요.
허병두 서울 숭문고 교사 책따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