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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재임중 통일의 기초 닦겠다”

입력 | 2011-09-22 03:00:00


潘총장도 “수상 축하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20일 ‘양심의 호소’ 재단 아서 슈나이더 회장(오른쪽)과 함께 이 재단이 수여하는 ‘세계지도자상’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뉴욕=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21세기 세계는 안보도 경제도 서로 협력하며 공동 번영하는 세상이므로 북한도 이제 시대의 조류에 합류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개막 첫날인 이날 미국과 프랑스 정상 등 15명이 기조연설을 했고, 이 대통령은 9번째로 연설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상생과 공영의 길을 택한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더불어 기꺼이 도울 것이며 한반도를 평화를 일구는 희망이 터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구체적으로 확인한다면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20일 ‘양심의 호소’ 재단이 수여하는 ‘세계지도자상’ 수락연설에서 “재임 중에 내가 할 역할은 통일의 날이 오도록 기초를 닦는 것”이라며 “먼저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남북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하겠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올해 8·15 광복절 경축사 때 제시한 ‘공생발전’ 개념을 언급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관계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자유시장 경제에서 나타나는 (국가 간) 빈부 격차 현상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자기반성과 공익적 책임을 요구한다”며 “국제사회가 책임을 공유하고 국가 간 상호 역할이 보완될 때 지구촌 공동체의 공생발전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은 개도국이 역량을 배양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선진국이 제공하는) 국제원조는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 무역 역량 배양 등 기초 분야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올해가 한국의 유엔 가입 20주년이란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것 이상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으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참여, 신흥 민주주의 국가를 위한 국가재건 지원, 개도국에 제공하는 개발원조(ODA) 규모의 2배 확대를 제시했다.

○ “겸손하게 돕겠다”

이 대통령은 뉴욕 월도프애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세계지도자상 시상식에서 “한국이 걸어온 빈곤과의 싸움은 단순히 물질적 풍요를 위한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국의 원조가 우리의 가난 극복에 큰 힘이 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은 도움 받는 사람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도움 받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 종교와 관습을 존중하면서 겸손하게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세계지도자상은 김대중 대통령이 2001년 수상한 바 있다.

뉴욕=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