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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中관광객 유치뒤엔… 이참 ‘삼고초려’ 있었다

입력 | 2011-09-23 03:00:00

관광공사 사장, 중국어 배워가며 2년 공들여




최대 규모의 외국인 단체여행객인 중국 바오젠(寶健)일용품유한공사의 인센티브 관광객이 방한 중인 가운데 이들을 한국에 유치하기까지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사진)의 숨은 노력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바오젠이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관광을 시켜 준다는 정보를 이 사장이 입수한 것은 취임 직후인 2009년 9월이다. 이 사장은 같은 해 11월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바오젠의 리다오(李道) 총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리 총재가 ‘한국에 가기는 가겠지만 언제인지는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쉬움에 발걸음을 돌렸던 이 사장은 4개월 뒤인 지난해 2월 대만 정부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행사에서 리 총재를 다시 만났다. 행사장 옆자리에 같이 앉게 된 둘은 우연한 만남을 반가워하며 급속히 가까워졌고 리 총재는 이 사장의 임기 종료(2012년) 전에 한국에 여행단을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정작 바오젠은 같은 해 5월 일본을 여행지로 공식 발표해 관광공사 내부에서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관광공사는 이에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10월 국경절 연휴에 싱가포르를 방문할 계획이던 리 총재에게 한국행을 제안했다. 관광공사는 리 총재 일행에게 한우와 김치뿐 아니라 수제비와 감자탕을 맛보게 하며 한국의 맛을 소개했다. 또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리 총재 가족에게 난타와 점프 같은 공연 관람으로 한국의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이 사장은 중국으로 돌아간 리 총재에게 그가 한국에서 즐겨 먹던 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등 공을 들였고 리 총재는 바오젠의 총회에서 한국 방문안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2011년 한국에 관광단을 보내겠다는 서신을 관광공사에 보냈다.

이 사장은 총회를 앞두고 중국어를 배워 한국에 방문해 달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냈고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서명한 서신을 보냈다. 또 한류스타 최지우와 지진희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관광공사를 지원했고 결국 작년 12월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이보다 한두 달 전에 호주 측이 방문객 1인당 한화 30만 원 상당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 사장의 오랜 정성에 감동한 리 총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 사장은 “한국이 지닌 이야기가 영감을 주고 (바오젠 임직원이) 여기서 느낀 에너지를 흡수하면 한국인처럼 (경제적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한 게 유효했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