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사장, 중국어 배워가며 2년 공들여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바오젠이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 관광을 시켜 준다는 정보를 이 사장이 입수한 것은 취임 직후인 2009년 9월이다. 이 사장은 같은 해 11월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바오젠의 리다오(李道) 총재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리 총재가 ‘한국에 가기는 가겠지만 언제인지는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쉬움에 발걸음을 돌렸던 이 사장은 4개월 뒤인 지난해 2월 대만 정부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 행사에서 리 총재를 다시 만났다. 행사장 옆자리에 같이 앉게 된 둘은 우연한 만남을 반가워하며 급속히 가까워졌고 리 총재는 이 사장의 임기 종료(2012년) 전에 한국에 여행단을 보내겠다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정작 바오젠은 같은 해 5월 일본을 여행지로 공식 발표해 관광공사 내부에서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사장은 중국으로 돌아간 리 총재에게 그가 한국에서 즐겨 먹던 김치를 보내기도 하는 등 공을 들였고 리 총재는 바오젠의 총회에서 한국 방문안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2011년 한국에 관광단을 보내겠다는 서신을 관광공사에 보냈다.
이 사장은 총회를 앞두고 중국어를 배워 한국에 방문해 달라는 내용의 영상 메시지를 보냈고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서명한 서신을 보냈다. 또 한류스타 최지우와 지진희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관광공사를 지원했고 결국 작년 12월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이보다 한두 달 전에 호주 측이 방문객 1인당 한화 30만 원 상당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 사장의 오랜 정성에 감동한 리 총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 사장은 “한국이 지닌 이야기가 영감을 주고 (바오젠 임직원이) 여기서 느낀 에너지를 흡수하면 한국인처럼 (경제적 성공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한 게 유효했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