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현실로… 꼭 살아남을 겁니다”
22일 용인 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이우균은 앳된 얼굴로 “시즌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뛴다. 내가 잘 돼야 다른 고졸 출신 후배들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빵과 햄버거를 실컷 먹을 수 있어서 농구부에 들어간 이우균은 고교 시절 평균 20점 가까이 넣는 공격력에 스피드와 근성을 지니고도 174.6cm의 단신 핸디캡에 발목이 잡혔다. 동기 3명이 고교 2학년 때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로 진로가 결정된 반면 그는 갈 데가 없었다. 지난해 7월 종별선수권에서 팀을 3위에 이끌며 미기상을 받은 것을 끝으로 농구를 관둘 결심을 했다.
“공부해서라도 대학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 그에게 한국농구연맹(KBL)의 프로 지망 오디션격인 일반인 드래프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드래프트 날은 마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갖고 있던 기량을 다 쏟아 부어 합격의 기쁨을 누린 뒤 올 1월 2군 드래프트에서 모비스의 지명을 받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그의 자질을 눈여겨봤다. 역대 최연소 프로농구 선수가 된 그는 최고령인 LG 서장훈(37)과는 열여덟 살 차이가 난다. “감독님이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 믿어지지 않았어요.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죠.”
첫 월급으로 부모님 옷을 사드리고 여행 경비를 드렸다는 이우균은 “겨우 문은 열었다. 이제부터는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TV로 봤던 형들과 맞서기 위해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