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문신 마니아’ 신모 씨(25)는 최근 직접 문신 가게를 낼 생각을 했다. 가게를 차릴 만한 돈이 없었던 신 씨는 문신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문신 가게에서 문신기구를 훔쳐 영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신 씨는 10일 새벽 가게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800만 원 상당의 문신기계를 훔쳐 나왔다.
현실은 계획과 달랐다. 가게를 열 돈과 기술이 없으니 기구는 애물단지가 됐다. 신 씨는 훔친 기구를 팔기로 하고 다른 문신 사이트에 판매 글을 올렸다. 같은 시간 가게 주인 김모 씨(30)와 경찰은 여러 문신 사이트 게시글을 일일이 읽고 있었다. 도둑이 문신기구를 팔 곳이 문신 사이트밖에 없다고 직감한 것. 때마침 도난당한 물건이 찍힌 사진이 올라오자 김 씨는 구매요청을 보냈고 1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국철 신촌역 앞에서 만나 물건을 받기로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