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으로 표심 흔든 죄?’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10월 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로부터 서면결의서를 제출받았다. 시공사인 LIG건설과 조합 측 홍보요원들은 “서면결의서를 작성해 주면 30만 원짜리 유명 전기밥솥을 기념품으로 준다”며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들은 특히 “(서면결의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사업은 진행되니까 밥솥이라도 받고 싶으면 찬성란에 기표해 달라”고도 했다.
주민 이모 씨는 모든 안건에 반대 기표해 밥솥을 받지 못했고 박모 씨는 일부 안건에 반대 기표를 한 사실이 드러나 3일 뒤 밥솥을 빼앗기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16일 열린 총회에서는 조합원 146명이 제출한 서면결의서를 통해 사업계획변경 승인과 추가분담금 부담 등 안건을 처리했다. 그러자 고모 씨 등 조합원 54명은 “밥솥을 미끼로 서면결의서를 매수한 총회 결의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