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 ‘천덕꾸러기’…중고차 시장 지각변동

중고차 시장에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고차 전문업체 카즈는 ‘쏘나타’와 ‘SM5’가 포함된 중형차급 중고차 시세가 최근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고유가 영향으로 고연비 경소형차의 수요가 증가한 반면 국민 차종이던 중형차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카즈가 발표한 9월 차종별 잔존가치를 살펴보면 중형차 시세의 전체적인 하락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제조사별 대표 중형모델 전체가 전월대비 평균 50만원 하락했다. 2009년 식 기아 ‘로체 이노베이션 LEX20’의 중고차 가격은 1460만원으로 전월대비 40만원, 르노삼성 ‘뉴SM5 임프레션’ 또한 50만원 하락하며 1600만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반면 경차의 중고차 가격은 소폭 상승했다. 신형이 신차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기아 ‘뉴 모닝’의 경우 구형임에도 820만원의 시세를 3달째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지엠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850만원으로 전달대비 약 10만원 올랐다. 유류비 폭탄이 터지자 연료 값이 저렴한 LPG차량 가격도 오름세를 나타냈는데 일반인도 구입 가능한 7인승 카니발 LPG모델의 경우 거래가격이 1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카즈 정현중 중형차 판매담당은 “유가에 민감하지 않은 고소득층은 여전히 고급대형차를 선호하는 반면, 중고 중형차를 구입할 수 있었던 소비층이 경소형차로 옮겨가면서 결과적으로 중형차의 가격대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고유가도 작용했지만, 경제위기 후 실용성과 경제성 등이 중시되면서 경소형차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화 한 것도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자동차 품질의 상향평준화로 인해 향후 경차나 대형차로의 쏠림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