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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점 연 스웨덴 ‘패스트 패션’ H&M안데르손 지사장

입력 | 2011-09-27 03:00:00

빨리- 본사에서 디자인한 옷… 일주일이면 한국 출시
빨리- 작년 명동에 첫 점포… 1년반만에 6호점 내
빨리- 임원들도 매장서 근무… 소비자반응 즉각 체크




H&M 제공

스웨덴 자기상표부착방식(SPA) 브랜드 ‘H&M’이 2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강남지역 첫 매장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여섯 번째 매장이다.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명동 눈스퀘어에 1호점을 내며 국내에 입성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H&M은 스페인 SPA 브랜드 ‘자라’, 일본 ‘유니클로’와 함께 세계 패션유통 시장을 선도하는 3대 SPA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한국H&M을 이끌고 있는 한스 안데르손 지사장(58·사진)은 압구정점 개장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진열하며 판매사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국H&M 관계자는 “지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매장에서 일정 시간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 본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매일같이 새로운 옷을 한국 매장에 선보일 수 있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비결은 회사 내의 위계질서를 없애 바로 결정하고 즉시 행동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도림역에 문을 연 디큐브백화점에도 가장 먼저 입점을 결정한 곳은 제일모직이나 LG패션 등 국내 기업이 아닌 H&M이었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매장 근무제에 대해 “(내가) 매장에서 옷을 개는 동안 피팅룸 앞에서 고객이 옷에 대해 내리는 품평을 듣는 것은 가장 정확한 소비자 조사”라며 “한국어 실력은 미숙하지만 고객의 손짓 발짓 표정 하나하나에서 시장의 반응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인 안데르손 지사장은 1988년 H&M에 입사한 이래 독일 폴란드 지사장을 거쳐 2010년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독일 지사장으로 재직하던 12년간 200여 개의 매장을 열 만큼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H&M 본사에서 안데르손 지사장을 한국으로 보낸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의 전략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한국H&M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편 H&M은 현재 국내에서 자사 세컨드 브랜드 ‘로그(L.O.G.G.)’의 상표권 특허소송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1993년 첫선을 보인 로그 브랜드를 사용한 국내 한 유통업자가 먼저 상표권을 출원해 정작 H&M은 로그 제품에 로그 브랜드 대신 H&M 상표를 달고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특허법원은 1심에서 국내 유통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한국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에서 카피캣(copy cat·모방꾼)에 법원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