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본사에서 디자인한 옷… 일주일이면 한국 출시빨리- 작년 명동에 첫 점포… 1년반만에 6호점 내 빨리- 임원들도 매장서 근무… 소비자반응 즉각 체크
H&M 제공
한국H&M을 이끌고 있는 한스 안데르손 지사장(58·사진)은 압구정점 개장을 하루 앞둔 23일 오후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진열하며 판매사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한국H&M 관계자는 “지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 매장에서 일정 시간 근무해야 한다는 것이 본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매일같이 새로운 옷을 한국 매장에 선보일 수 있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비결은 회사 내의 위계질서를 없애 바로 결정하고 즉시 행동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도림역에 문을 연 디큐브백화점에도 가장 먼저 입점을 결정한 곳은 제일모직이나 LG패션 등 국내 기업이 아닌 H&M이었다.
스웨덴 출신인 안데르손 지사장은 1988년 H&M에 입사한 이래 독일 폴란드 지사장을 거쳐 2010년 한국 시장 진출과 함께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독일 지사장으로 재직하던 12년간 200여 개의 매장을 열 만큼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H&M 본사에서 안데르손 지사장을 한국으로 보낸 것은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의 전략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한국H&M 관계자는 귀띔했다.
한편 H&M은 현재 국내에서 자사 세컨드 브랜드 ‘로그(L.O.G.G.)’의 상표권 특허소송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1993년 첫선을 보인 로그 브랜드를 사용한 국내 한 유통업자가 먼저 상표권을 출원해 정작 H&M은 로그 제품에 로그 브랜드 대신 H&M 상표를 달고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특허법원은 1심에서 국내 유통업자의 손을 들어줬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한국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에서 카피캣(copy cat·모방꾼)에 법원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