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시절 중매-정계 입문시켜… 정작 경선땐 천정배 밀다 고배
이날 최고위에서 정 최고위원과 박 의원은 한참 동안 손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다. 그는 이번 경선 처음부터 천정배 최고위원을 공개 지지했고, 천 최고위원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고집하다 당내의 적잖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정 최고위원은 한참을 박 의원에 대한 덕담에 할애하면서도 “(경선에 참여한) 천정배 추미애 신계륜 후보 모두 민주당이 살아날 수 있도록 희생한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천 최고위원을 상기시켰다.
사실 박 의원의 ‘오늘’은 정 최고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의원은 2004년 1월 열린우리당 의장이자 MBC 선배였던 정 최고위원에 의해 당 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그해 역시 정 최고위원의 도움으로 비례대표로 첫 배지를 달았다.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시절 미국 변호사인 남편 이원조 씨와 소개를 주선한 것도 정 최고위원이었다. 그러나 이번 박 의원의 승리는 정 최고위원에게는 독이 됐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