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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박주호 박광룡 사상 첫 ‘남북한 더비’

입력 | 2011-09-29 07:00:00


UEFA 챔스리그 32강서 진풍경

박주호 선발·박지성은 후반 교체 출전
바젤, 北선수 박광룡 후반36분에 투입
3명의 코리안 10여분간 특별한 맞대결

영국 맨체스터에서 ‘원 코리아(남북한) 더비’가 성사됐다.

한국의 박지성(맨유)과 박주호, 북한의 박광룡(이상 바젤)이 2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주호는 선발로 출전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 16분 박지성이 교체로 나섰고, 후반 36분 박광룡이 가세하면서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추가시간까지 약 10여 분간 남북한 3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조우했다. UEFA 챔스리그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맞대결을 펼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큰 무대의 중압감 때문인지 박주호는 전반 내내 고전했다. 왼쪽 풀백으로 나서 맨유의 오른쪽 윙어 발렌시아를 제대로 막지 못하고 힘들어했다. 미끄러지면서 첫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는 등 맨유의 빠른 공격 템포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후반 시작 이후 박주호가 어느 정도 적응하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자 박지성이 라이언 긱스와 교체로 들어왔다. 박지성은 윙어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를 맡았다. 박지성은 나오자마자 활기차게 움직이며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경험이 많은 선수여서인지 경기에 투입되자마자 제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박광룡은 팀이 3-2로 앞선 가운데 2골을 넣은 알렉산더 프라이와 교체로 나서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맨유가 워낙 파상공세를 펼쳐 볼 잡을 기회가 거의 없이 수비에 가담하는 데 치중해야 했다.

경기는 후반 45분 맨유의 애슐리 영이 동점골을 넣어 3-3 무승부로 끝났다. 맨유 선수들은 홈에서 무승부를 거둔 탓에 표정이 밝지 않았지만 바젤 선수들은 마치 승리한 듯 상기된 얼굴로 하프라인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박주호는 박지성과 교환한 유니폼을 한 손에 들고 라커룸으로 향하며 밝게 웃었다.

박주호는 “경기 전 지성이형이 ‘잘 하라’고 말해줬는데 경기 후엔 ‘어떻게 우리랑 비길 수 있느냐’고 농담하시더라. 특별한 기념이 될 것 같아 유니폼을 교환했다. 맨유 선수들이 워낙 빠르고 개인기가 좋아 고전했는데, 후반에 마음을 비우고 플레이하니까 한결 나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맨체스터(영국) | 김신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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