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알카에다 거물 알올라키 사살 놓고 또 인권논란정부 “법리 검토, 문제 없었다”
베스트셀러 ‘정의는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인권과 법, 정의와 같은 보편적 원칙이 우선인가, 당장 위험에 처한 수천 명의 생명이 우선인가’를 묻는 이 질문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주 발생하는 딜레마의 대표적인 사례다. 9월 30일 미국이 무인항공기를 동원해 미국 시민권자인 테러리스트 안와르 알올라키(사진)를 제거한 것과 관련해 이번 작전의 정당성을 놓고 샌델 교수가 제기한 것과 비슷한 논란이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알올라키는 정보기관들이 오사마 빈라덴보다도 더 위험한 인물로 평가하는 거물 테러리스트였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지도자로 2009년 텍사스 미군기지 총격 사건 등 최근 미국을 겨냥한 굵직한 테러의 핵심 배후 역할을 했다. 당연히 미국 정보기관은 그를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제거 대상 1호’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정부는 알올라키가 알카에다 지도자로서 미국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이었고 그를 생포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행정부는 성명에서 “의회가 부여한 권한을 이용해 테러단체와의 전쟁을 하면서 적의 지도부를 타깃으로 삼는 것은 국적에 관계없이 적법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사전에 이 같은 논란을 예상하고 내부적으로 법리 검토를 했다. 법무부는 중앙정보국(CIA)에 작전을 허가하는 메모를 보냈으며 행정부 변호사들이 작전의 법적 문제를 검토한 결과 합법성에 대한 어떤 이견도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