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대장정 막내린 美워싱턴 국립미술관 백남준展기획 쿠퍼 수석큐레이터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에서 7개월여 동안 열린 백남준 작품전을 기획한 큐레이터 해리 쿠퍼 씨가 백남준의 드로잉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 워싱턴 국립미술관에서 3월 13일 시작된 ‘백남준 작품전(In the Tower: Nam June Paik)’이 7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치고 2일 막을 내렸다. 백남준전을 기획한 해리 쿠퍼 국립미술관 현대미술 수석 큐레이터는 9월 30일 동아일보 기자와 함께 전시회를 둘러보며 “하루 평균 5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은 매우 성공적인 전시회였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작품 20점은 세계적인 건축가 I M 페이가 설계한 국립미술관 동관의 타워갤러리에 전시됐다. 타워갤러리는 국립미술관 동관에서 가장 고즈넉한 전시공간이기는 하지만 맨 위층에 자리 잡고 있어 관람객들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쿠퍼 큐레이터는 “열심히 계단을 올라 타워에 도착한 관람객들이 ‘하나의 촛불, 촛불 영상’ ‘세 개의 달걀’ ‘손을 펴고 서 있는 부처’ 등 백남준의 대표적인 비디오 설치 작품들 앞에서 오랫동안 명상에 잠겨 서 있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쿠퍼 큐레이터는 “렘브란트, 고흐, 피카소 등 거장 화가들의 작품에 주력해온 국립미술관이 백남준 같은 현대 설치예술가의 작품전을 연 것은 매우 신선한 시도였다”며 “이번 기회를 놓친 백남준의 팬들은 내년 12월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기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