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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K팝 이어 K부디즘 바람 일으킬 것”

입력 | 2011-10-03 03:00:00


“왜 참선이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고 젠(zen)이라는 일본 불교의 표현을 빌려 한국 불교를 소개해야 하나. 우리가 노력하면 (세계가) 참선이 명품이고 젠은 ‘짝퉁’임을 알게 될 것이다.”(웃음)

한국 불교 세계화를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1일(현지 시간) 열린 간담회에서 약간의 농담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조계종은 파리에서 주프랑스 한국문화원과 유네스코 본부에서의 사찰음식 소개와 파리 7대학에서 전통 공연(영산재의 하이라이트) 등을 진행했다.

―많은 일정을 소화했는데….

“파리 7대학에서의 공연과 불교와의 대화 시간에 많은 젊은이들이 몰려 우리 불교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유네스코 본부에서의 사찰음식 행사는 어땠나.

“유네스코 대사들의 표정에서 사찰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사찰음식은 수행이면서 마음을 키우는 공양이다. 맛은 물론 스토리가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사회부장 혜경 스님은 식사 뒤 발우의 음식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정리하자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참석자들 사이에서 ‘원더풀(wonderful)’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고 전했다.

―테제공동체 기도에 참석하면서 배우러 왔다는 말도 했다.

“열린 자세로 다른 종교와 대화하고, 공동체에서 발견한 장점을 템플스테이에 접목하겠다.”

―한국관이 있는 파리 기메박물관에 한국 불교와 관련한 자료가 부족해 아쉬움이 많았다.

“우리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노력 없이 ‘우물 안 개구리’ 식 자화자찬은 곤란하다. 미국 뉴욕의 해외특별교구 설립에 이어 정부와의 협의하에 유엔에 불교를 알릴 수 있는 대표 파견도 추진하고 있다.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연등축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협력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다.”

―케이팝(K-pop)에 이어 K-부디즘(Buddhism·불교)도 가능한가.

“종단의 힘을 모아야 한다. 길게는 40∼50년 뒤 성과를 볼 수도 있다는 미래적 로드 맵을 세우겠다.”

―최근 두 차례 방북에 이어 이번 파리 방문 등 우리 불교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두 차례 방북을 통해 남북의 다른 관점과 분위기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종교인들의 노력이 냉각된 남북문제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 불교가 성장해 세계화하면 국가브랜드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파리=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