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살림 프로젝트’ 발표
설렁탕집에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오른쪽)이 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설렁탕집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서울과 경기도의 공동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나라당 후보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과 행사성 사업 축소 △추진 사업의 시기 조정 △SH공사 등 투자기관의 사업구조조정 등을 뼈대로 한 ‘5대 알뜰살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야권 후보들이 단일화 경선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안 본인은 정책 행보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모든 사업 원점서 재검토”
나 최고위원은 “서울시(투자기관 포함) 부채가 2006년 11조7174억 원에서 지난해엔 19조6105억 원으로 7조8931억 원이나 늘었다“며 2014년까지 4조 원 이상을 갚아 부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2006∼2010년은 오 전 시장 재임 기간이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모든 사업에 대해 원점(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추진 중인 사업의 시기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예산 편성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배심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집권 여당 후보의 ‘프리미엄’도 적극 활용했다. 그는 “서울시가 부담해 온 서울시 지하철의 노인무임승차비용(연간 2200억 원)을 정부에 건의해 지원받아 세수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 “수도권 공동 발전 정책도 구상 중”
이에 앞서 나 최고위원은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김문수 경기지사와 만나 “서울과 경기는 하나”라며 “서울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울과 경기의 칸막이를 걷어내야 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경기도민이 서울로 출근하려면 버스를 타고 서울 지하철 제일 마지막 역에서 다시 갈아타야 도심으로 들어오게 돼 있다”며 “주거 교통 환경 분야에서 협력한다면 서울과 경기의 발전 상승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도 “실제로 우리는 하나”라며 화답했다.
나 최고위원 측은 “동아일보가 2009년 16회에 걸쳐 연재한 ‘메가시티, 미래의 경쟁력’ 시리즈에서 제시한 구상처럼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위해 수도권이 함께 발전하는 내용의 정책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3일로 예정된 범야권 단일화 경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무소속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당 후보인 박영선 의원이 각각 범야권 후보가 되는 것을 상정한 ‘맞춤형’ 대응 전략을 짜는 데 부심했다.
한나라당은 박 변호사가 후보가 될 경우 가뜩이나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에서 후보가 없는 민주당의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 박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증이 계속되면서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 의원과 대결하게 될 경우 ‘지지도에서 앞선 박 변호사가 기존 정당의 조직력에 발목을 잡혔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