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열세 불구 민주당 철옹성 뛰어넘어현장투표에 젊은 층 대거 몰려
박 후보는 지난달 초 선거 출마를 검토할 당시만 해도 5% 안팎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국내 시민운동의 선구자로 저명인사이긴 했으나 대중적 인지도가 워낙 낮은 탓에 그의 파급력을 의문시하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적 인기와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권에 일대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아름다운 양보'를 통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그러나 '안풍'에 담긴 속뜻이 새로운 정치,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갈망이라는 점에서 보면, 박 후보를 10월 26일 본선전으로 이끈 궁극적인 요인은 '시민의 힘'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도 수락연설에서 "변화를 바라는 서울시민이 승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동원선거 성격이 가미된 국민참여경선에서 조직력을 앞세운 민주당 박영선후보를 불과 5%포인트 격차로 좁힌 것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층의 자발적 참여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가늠케 했다는 평가다.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은 "20·30대의 자발적인 참여와 트위터 등 사이버망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참여경선에서 젊은층이 대거 몰린 것이 트위터를 비롯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힘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나타났듯이 대기업의 아름다운재단 기부행위 등 '아킬레스 건'에 대한 여권의 대대적인 검증공세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박 후보는 후보수락 기자회견에서 "과거의 동원이나 억지가 아니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선거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음해와 마타도어(흑색선전)에 상관하지 않고 제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아울러 민주당 박영선,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 측과 시민사회 세력의 힘을 화학적 결합으로 이끌기 위해 당장 4일부터 재야와 각계 원로급 인사들을 두루 예방할 계획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오는 6¤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 이전 민주당 입당 가능성은 다소 낮아 보인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