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한 농촌 마을. 푸른 논밭이 넓게 펼쳐지고 고요한 풍경이 평화롭게 보이는 전형적인 한국의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이 지역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다. 30여 년 전만 해도 집집마다 아이들이 뛰놀던 이 마을은 지금은 절반 이상이 빈집이다. 띄엄띄엄 불 켜진 마을을 지키는 대다수는 70세를 훌쩍 넘은 노인들이다. 이곳에서 이들은 집 앞 텃밭에서 키운 이런저런 작물들을 내다 팔아 근근이 생활을 꾸려간다.
이런 상황은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다. 2010년 말 현재 우리나라 농가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4.2%. 농가들의 평균소득은 3212만 원으로 도시 근로자의 67% 수준이다. 생활 여건도 열악하다. 병원 수가 도시의 10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다. 전문가들이 “농업보조금 같은 단순 지원으로는 농업도, 농촌도 살릴 수 없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