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금요일 ‘곤두박질’… 화요일 ‘반짝 상승’
증시가 ‘주말 울렁증’에 걸렸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과 주말 직후인 월요일에 유독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뒤 첫 거래일인 8월 8일부터 9월 30일까지 8주간 코스피의 요일별 평균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월요일과 금요일엔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반면 화요일엔 상승세를 보였다.
8월 8일 이후 광복절과 추석 연휴를 제외한 6차례의 월요일 중 주가가 하락한 날은 5차례. 8월 5일(현지 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기습적으로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첫 거래일인 8일에 전날보다 3.82%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8월 22일(―1.96%), 9월 5일(―4.39%), 19일(―1.04%), 26일(―2.64%) 등 계속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8월 29일 하루만 코스피가 앞서 이틀 연속 상승한 데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21% 상승 마감한 덕에 겨우 하락을 면했다. 월요일의 평균 등락률은 ―1.84%나 됐다.
반면 월요일의 낙폭이 컸던 탓인지 화요일은 평균 1.53% 상승했다. 상승 확률도 커 7번 중 2번의 화요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수요일과 목요일은 약보합세로 각각 평균 등락률이 0.26%, 0.18%를 나타냈다. 최근 코스피시장에서는 월요일에 사서 목요일에 파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전략이었던 셈이다.
코스피의 주말 울렁증에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등 글로벌 경제 이벤트가 주말에 집중됐던 영향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코스피를 지배하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이 같은 ‘주말 울렁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요일에는 주말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피하려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고 월요일에는 주말 내내 국내외 경제뉴스에 불안감을 키운 투자자들이 ‘팔자’에 나서 하락세를 연출한다는 것.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 불안이 확산되면서 주말을 앞두고는 일단 보유주식을 청산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