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치즈마을로 ‘특화’… 年18억 소득 ‘히트’
임실 치즈마을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5만4300여 명. 85가구가 모여 사는 치즈마을 농민들이 지난해 올린 소득은 18억4000만 원에 이른다. 이 지역 농민들이 ‘치즈’라는 남다른 식품을 만들지 않고, 또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해오던 대로 단순히 소젖을 짜 원유를 내다파는 데 그쳤다면 결코 누리지 못했을 성과다.
○ 색깔 있는 마을, 리더를 키워라
임실 치즈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우리 농어촌 운동’의 대표적 롤 모델 마을이다. 마을의 잠재적 자원을 발굴해 이를 특성화, 사업화, 산업화하고 이를 통해 ‘사람’과 ‘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초 주민들은 시큰둥했다. 지정환 신부가 애써 사다놓은 산양을 팔아치우는가 하면 치즈 제조법을 좀 배우다가도 그만둬 버리기 일쑤였다. 그렇게 3년이 갔다. 하지만 지정환 신부는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치즈 제조법을 고민하고 시도한 끝에 마침내 임실 주민들과 함께 ‘한국 최초의 치즈’를 만들 수 있었다.
임실 치즈마을은 2000년과 2006년 각각 한국 최초의 목장형 유가공 공장인 ‘숲골’과 ‘이플’을 세우고 현재는 인터넷 직거래 등을 통해 전국에 고급 치즈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색깔 있는 마을’을 육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각 마을에 지정환 신부와 같은 핵심리더를 육성하는 것”이라며 “창의력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지역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 사람과 아이디어로 성공
충북 단양군의 ‘한드미 마을’은 2008년부터 ‘농어촌 유학’이란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활력을 얻은 케이스다. 한드미 마을은 2007년 아이들이 줄어 마을 분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자 이를 부활시키고자 도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농어촌 유학’ 교실을 열었다. 도시 아이들이 마을주민과 어울려 농촌에서 6개월(1학기) 이상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을 배우고 정서를 순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곳에는 2011년 현재 25명의 유학생 아이가 살고 있다. 지난해 마을 소득은 4억9000만 원에 이른다.
농식품부는 “2013년까지 이런 ‘색깔 있는 마을’을 총 3000개 발굴할 계획”이라며 “지역별로 청년리더, 여성리더, 기술리더 등 인재를 발굴하고 지방의 농촌교육조직을 활용해 목표지향적, 실용적 맞춤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전국의 색깔 있는 마을 우수 사례를 발굴해 다른 지역에도 이들의 노하우와 배울 점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