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대, 9곳 이름 안붙여
울산과학기술대(UNIST) 캠퍼스의 다리. 이 대학은 모교 출신 교수와 학생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면 이름을 붙이기 위해 캠퍼스 내 다리 9개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있다. UNIST 제공
국내 국립대 가운데 첫 법인화대학인 울산과학기술대(UNIST) 조무제 총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캠퍼스 안에 있는 다리 9개에 이름을 붙이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2009년 첫 신입생을 맞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인 UNIST는 대학 중앙의 거대한 호수(까막못)를 중심으로 학술정보관과 공학관, 대학본부 등 주요 건물이 마치 부채 모양처럼 펼쳐져 있다.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실개천 물줄기 때문에 학술정보관과 학생회관 등 캠퍼스 내 건물 주변에는 9개의 다리가 설치돼 있다.
무명의 다리는 대학 설립부터 지금까지 학교를 이끌고 있는 조 총장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다. 조 총장은 UNIST가 국내 일류가 아닌 세계 일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줄곧 강조해왔다. 대학 측이 최근 도입하기로 한 쿼터제 학기 역시 학생들이 가능한 한 젊은 시기에 연구 성과를 집적함으로써 향후 노벨상 수상 등 세계적 인재로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게끔 하자는 의미도 있다. 조 총장은 “UNIST를 미래의 아인슈타인, 미래의 에디슨, 미래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학생들이 그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UNIST는 20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030 비전 선포식’을 열고 대학 발전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근 임기가 만료된 이두철 이사장(삼창기업 회장) 후임으로 세계적인 유명 인사를 초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