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기업인 금융인들이 지난주 국유재산 매각을 포함한 개혁을 정부에 촉구하자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은 국유재산 펀드를 만들어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내년 1월 300억 유로의 국유재산을 담은 펀드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인과 한국인은 반도에 살고 있고 매운맛을 즐기며 성격이 급한 점 등 흡사한 측면이 많다. 빚을 지고는 못 사는 점도 닮은 듯하다. 이탈리아는 남유럽 국가 가운데 자구 노력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재정 위기의 진앙인 그리스는 다르다. 독일은 그리스에 “도와줄 테니 긴축하겠다는 서명을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그제 마련한 예산안의 재정적자 목표치는 주변국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그리스는 이달 80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못 받으면 디폴트(국가부도)에 빠진다. 유럽 일각에서 그리스에 “파르테논 신전이나 섬이라도 팔겠다는 각오를 보이라”고 재촉하지만 그리스는 “주권 침해”라고 반발하면서 긴축 반대 파업과 시위로 응수했다. 그 결과 파르테논 신전 주변의 상가에는 ‘매물’ 안내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